선거법 위반 영장실질심사 전 목사 “삼일절 집회도 열어야겠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서울시의 집회금지 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집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전 목사의 무죄 석방을 촉구했다.
앞서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오후 1시 30분쯤 종로경찰서 유치장으로 호송됐다. 전 목사는 유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에게 “삼일절 대회만큼은 해야 할 것 같다”며 집회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전 목사의 구속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50여 명의 범투본 회원들은 종로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전 목사의 무죄 석방을 외쳤다. 범투본 관계자는 “전 목사는 이미 수 차례 고발이 됐지만 무혐의로 끝났다”면서 “이번에도 불구속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집회를 계속하는 범투본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김삼현(27)씨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인데도 시민 안전을 위해 자제하지는 못할 망정 저렇게 계속 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시민의식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와 집회 참여 시민의 건강상 위험이 고조됐다”며 서울 시내 도심 집회를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집회ㆍ시위의 자유는 상위법인 헌법상 권리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시위대를 물리적으로 해산할 권한은 없다.
범투본이 헌법상 권리를 주장하며 집회를 밀어붙이자 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범투본이 오는 29일과 3월 1일에도 집회를 강행하면 관련 시설물을 철거하는 등 강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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