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 땐 중국 보복 불 보듯…” 냉가슴 앓는 중소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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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금지 땐 중국 보복 불 보듯…” 냉가슴 앓는 중소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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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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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구조 中 비중 절대적… “전면적 입국금지보단 예외 조항을”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국내 산업, 경제계에 미칠 영향이 커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부산=연합뉴스

“중국이 온갖 방식으로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 그땐 어떡하란 말입니까?”

경기 성남지역에서 피부미용 기구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A사 대표에게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떠오른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에선 걱정부터 묻어났다. 중국에서 반입 중인 금형틀 공급에 이상이 생길 경우, 사실상 회사 문을 닫아야 할 걱정 때문으로 읽혔다. A사 대표는 “지금도 2중, 3중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버틸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가 여파가 확대되면서 중국인 입국 금지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이라도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한국의 높은 경제적 의존도를 감안할 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당장 중국과의 외교ㆍ통상 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3년 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당시, 이미 직격탄을 맞았던 중소기업계 입장에선 불안감이 높다.

당시 중국은 제품명이나 날짜표기 방식 등을 트집 잡아 통관을 불허하거나 지연시키는 수법을 썼고 국내 중소기업들은 애만 태워야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사드 사태가 한창이던 2017년 전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받았던 167건의 대중 무역 피해 사례 가운데는 통관 검역으로 인한 애로사항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약 체결 미이행ㆍ파기 등 계약 지연(47건), 사용허가 등 인증 지연(11건), 송금 불승인 등 대금 지연(8건), 불매(3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불거진 일본의 무역보복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3년 전 사드 사태 때 그 고생을 했는데, 악몽이 되풀이 된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걱정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신중론이 적지 않은 이유다. 실제 ‘중국 경제가 기침하면 한국 경제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처럼 한국의 경제 구조에서 중국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교역액(2,434억달러)은 전체의 23.3%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1,353억달러), 일본(760억달러)과의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우리 반도체 수출의 67.3%는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또 국내 외국인 노동자(2018년 기준 52만8,000명) 가운데 37.3%(19만7,000명)가 중국인일 만큼 노동력 부분에서도 중국 의존도는 높은 상황이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인 입국금지 여론에 정부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 보다는 일정 조건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히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거나, 가족의 일로 긴급하게 방한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예외를 허용해주는 식”이라고 제안했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관계를 감안해 정부가 발생초기에는 입국제한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산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보다 큰 경제 충격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전국민이 감염 위험에 노출될 정도면 국가 신뢰도 하락이나 자본 유출 등 또 다른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정부가 확산 수준을 잘 판단해서 (입국금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김광두 교수도 “요즘처럼 관리가 어려운 수준으로 넘어간다면 단기간 입국금지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ㆍ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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