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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 이어 학원도 줄줄이 휴원… PC방ㆍ스터디 카페로 몰리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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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 이어 학원도 줄줄이 휴원… PC방ㆍ스터디 카페로 몰리는 학생들

입력
2020.02.24 17:43
수정
2020.02.24 18:5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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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학원들 최대 1주일 휴업에

스터디카페서 다닥다닥 붙어 공부

PC방선 마스크도 없이 게임 몰두

“감염에 더 취약… 관리 시급”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PC방. 이날 학원들이 일제히 휴원하면서 갈 데 없는 학생들이 PC방으로 대거 몰렸다. 김영훈 기자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PC방. 이날 학원들이 일제히 휴원하면서 갈 데 없는 학생들이 PC방으로 대거 몰렸다. 김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의 초ㆍ중ㆍ고등학교 개학이 일제히 연기된 데 이어 사설 입시학원들도 줄줄이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정부의 임시 휴원 권고에 따른 조치이지만 학생들이 학원 대신 스터디 카페나 PC방으로 향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학원가에 따르면 전국의 주요 대형 학원들은 이날부터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1주일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전날 정부가 신종 코로나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학교 개학을 1주일 연기하고 학원에 대해서도 휴원 등을 권고하면서다.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학원가의 입시학원들도 대부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청솔학원과 대성학원 등은 다음달 1일까지 1주일간 휴원하고 종로학원은 오늘 27일까지 3일간 휴원한 뒤 상황에 따라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강남 학원가는 학생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강남 대성학원은 본인 소지품을 찾으러 온 일부 학생에만 문을 열어주고 자습 등을 하겠다며 찾아온 학생들은 모두 돌려보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임시 휴원을 안 했는데 이번엔 정부 권고도 있고 해서 휴원을 결정했다”며 “휴원 기간은 상황을 봐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학원 관계자는 “어제 저녁 정부의 휴원 권고 방침이 발표돼 오늘 아침까지 휴원 여부에 대해 회의를 했고 수업 시작 1시간 전에 임시 휴원 방침을 부랴부랴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재수학원은 문을 열기도 했다. 대신 방역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강남구 A재수학원은 1층에서 직원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일일이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하게 했다. 전국 각지서 학생들이 몰리는 기숙학원도 수업을 진행했다. B기숙학원 관계자는 “오히려 지금은 밖으로 내보내면 더 위험하다는 판단에 어쩔 수 없이 수업을 계속 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학원가는 썰렁했지만 주변의 스터디 카페는 학생들이 몰려 성황이었다. 이날 오후 찾은 강남구 대치동의 한 스터디 카페는 82개 자리 중 70개가 찼다. 카페에선 대형 책상에 학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카페 관계자는 “평소라면 학원 수업이 끝나는 저녁 시간대에 학생들이 간간이 오곤 하는데 오늘은 학원들이 일제히 문을 닫아서인지 낮부터 대거 몰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겠다며 PC방 등에도 ‘이용자제 권고’를 내렸지만 학원가 의 PC방에는 학생들이 넘쳤다. 80석 규모인 대치동 한 PC방에는 몇 자리 빼곤 빈 자리가 없었다. 신종 코로나는 침방울로 감염이 되는데도 대부분 마이크를 갖춘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안 낀 학생들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서울의 다른 지역 PC방에도 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들이 몰렸다. 마포구 대흥동의 PC방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던 고등학생 최모(18)군은 “학교에서 방학 중 운영하는 수업이 일찍 끝났는데, 잠깐 쉴만한 곳이 PC방 외에 마땅치가 않다”며 “교육부 장관 브리핑 내용은 못 들었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2)씨는 “정부의 개학 연기 방침이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학생들이 학원 말곤 갈 데가 없으니 대부분 인근 스터디룸이나 PC방 등을 찾을 텐데 오히려 감염에 더 취약할 거 같아 걱정”이라며 “이런 점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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