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 러시’가 시작된 24일 대학들마다 학생 이송 작전에 돌입했다.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 등 유학생 숫자가 많은 대학들이 이날 학교 버스와 관계자를 직접 인천공항으로 보내 학생들을 맞이했고,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학생을 수송한 학교들도 있었다. 특히, 관내 대학이 많은 수원시의 경우 관계자들이 입국장에 나와 유학생들을 환영하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발열 검사와 건강상태질문지 작성을 완료한 학생들은 학교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기 전 또 한 번 체온을 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학교에 도착한 후에도 기숙사 등 격리생활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재차 발열 검사를 받았다. 이송 과정은 물론 교내에서 이들을 맞이하고 안내한 이들 대다수는 흰색 방역복에 마스크와 고글, 장갑 등으로 중무장했다.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은 앞으로 14일간 자율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기숙사 등 단체 생활 시설에서 지낼 경우 제공되는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데 반해 학교 외부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음식이 따로 제공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식사나 음식 구입 등을 위해 격리 기간 임의로 외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율격리인 만큼 이를 통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실제 이날 오후 입국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주택가에 도착한 중국인 유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장을 본 후 거주지로 향하는 모습이 한국일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대학들은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중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양대는 의심 환자가 사용할 임시 격리시설로 캠핑용 캐러밴 여러 대를 교내에 배치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재학생들이 중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할 비상 키트를 직접 포장하기도 했다. 비상 키트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자가진단기 등이 담겼다.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은 이번 주만 1만여명, 다음주는 9,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교육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그에 따라 교육부는 이번 주를 ‘집중 관리 주간’으로 정하는 등 특별관리체계를 가동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23일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 국민과 학생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입장에서는 걱정이 크다. 격리 기간 생활할 기숙사 공간이 부족하고 감염을 우려하는 다른 학생들의 반발도 문제다. 일부 대학에서는 “생색은 정부가 내고 뒤처리는 학교에 미룬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이 밀려들기 시작한 대학가 분위기가 지금 뒤숭숭하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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