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600년 전 한라산 동쪽 돌오름에서 화산 분출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알려진 화산활동 기록은 약 3,700년 전으로, 돌오름은 이보다 1,1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동쪽 약 4㎞ 거리에 위치하는 소규모 화산체인 돌오름(해발 1,278.5m, 지름 230m, 높이 약 50m)에서 약 2,600년 전 화산분출 기록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도내에서 확인된 가장 젊은 화산활동 기록이다. 이전 연구 결과를 보면 도내 젊은 화산활동 기록은 서귀포시 송악산이 약 3,700년 전(2015년 한라산연구부 경상대)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유산본부에서 추진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와 제주도 화산기록의 추적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다.
연구 내용을 보면 2017년 돌오름 인근의 습지퇴적물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통해 매우 젊은 연대를 인지한 이후 정확한 분출연대를 얻기 위해 2020년 2월까지 3년간에 걸쳐 국내외 연구기관이 참여해 다양한 연대측정법을 적용하고 교차검증을 거쳐 최종적인 연대를 확인했다.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이번 결과가 역사서에 기록된 제주도 화산활동 기록과는 차이가 있지만,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도 곳곳에서 화산활동이 반복적으로 계속됐음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는 제주도 화산활동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질학에서는 1만년 이내의 화산활동 기록이 있는 화산을 활화산으로 분류한다. 제주지역인 경우 세종실록지리지,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등 역사서에 약 1,000년 전 화산활동이 직접 목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존재해 세계화산백과사전에 활화산으로 분류ㆍ표기돼 있다.
고순향 세계유산본부장은 “최근 4년 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연구성과들이 도출됐으며, 이같은 결과는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도 전역에 걸친 화산학적 연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라산 지질도 구축을 비롯해 제주도 지하 마그마의 유무 등을 밝히기 위해 국내‧외 연구진들과 협력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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