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스파이 행위 의심자에 대한 정보기관의 감시 권한을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에 따라 국가안보 규정을 바꾸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DPC)는 내달 만료 예정인 해외정보감시법(FISA) 일부 조항을 포함해 스파이 감시 권한 개편을 추진 중이다. FISA는 국내 국가안보 사안에 있어 스파이 행위 의심자를 감시하는 FBI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련 규정을 담고 있다.

개편안의 핵심은 감시 대상자에게 본인이 감시를 당했다는 사실을 사후 통보해 주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맷 개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관련 회의에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개혁안을 담지 않은 FISA 재승인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한 관계자도 “대통령은 중대한 개혁 없이 FISA를 재승인하는 방안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ISA 수정은 NSC를 비롯한 다른 행정부 기관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감시 권한의 ‘중대 변화’에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 장관은 지난해 12월 “FISA는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며 우리는 그것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경위 보고서에서 FBI 수사는 정당했다면서도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대한 감청 영장에서 최소 17개의 중대 실수 및 누락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미 해외정보감시법원도 같은 달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FBI가 ‘근거없는 정보’를 포함해 법원을 오도했다며 개선계획을 내놓을 것을 명령했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우리는 FISA에 의해 심각하게 악용됐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FISA 폐지를 주장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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