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감염 속도ㆍ규모에 우려감… 행사 금지 등 국민협조도 절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전격 격상한 데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천지발 2차 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지역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그간 위기경보 수준을 격상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 왔다. 지역사회 전파 초기 단계여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통해 통제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방역 체제가 이미 ‘심각’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경보 격상의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방역’과 ‘경제 피해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부로선 ‘신종 코로나 오염국’으로 낙인 찍힐 경우의 후폭풍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가 변곡점이 됐다. 대구에서 시작된 2차 감염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면서, 방역당국의 관리ㆍ통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에 무게가 실렸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22일 위기경보를 선제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며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감염을 최소화하려면 국민의 적극적 협조가 절대적인 만큼, 심각 경보 발경으로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도 정부는 감안했다.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되면 정부가 휴교령을 내리거나 집단 행사를 금지시키는 등 최고수준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문 대통령이 “일반 국민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방식의 집단 행사나 행위를 실내뿐 아니라 옥에서도 스스로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심각 경보 발령으로 불안해하는 민심을 달랬다. 문 대통령은 “새롭게 확진되는 환자 대부분이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는 집단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의 방역 체계 속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해 나간다면 외부로의 확산을 지연시키고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불안을 떨치고, 정부의 조치를 신뢰하고 협조해달라”며 “온 국민이 자신감을 갖고 함께하면 승리할 수 있으며, 신뢰와 협력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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