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도시락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첫 사망자(63ㆍ남)가 나온 이후 4일만에 5명으로 증가하면서다. 확진환자 가운데 상태가 중증인 환자도 3~4명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증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와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들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이날 2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전체 사망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번 사망자(63ㆍ남)를 시작으로 2번 사망자(54ㆍ여), 4번 사망자(57ㆍ남)가 집단발병 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과 연관됐고, 5번 사망자(57ㆍ여)는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자다. 22일 사망한 3번 사망자(40ㆍ남)는 경북 경주시 자택에서 사망했다.

현재까지 전체 확진환자 602명 가운데 사망자는 5명으로 치사율로만 따지면 0.8%로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번과 5번 사망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청도 대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서 집단감염 된 다른 사망자들과 달리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는 점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건당국과 일부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신종 코로나는 치사율이 낮은 감염병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는 절대기준이 될 수 없다”며 “신종 코로나가 지역사회에서 유행을 하면 고령이 아니라도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과 경주시에 따르면 3번 사망자는 평소 고혈압을 앓았고, 5번 사망자는 만성신부전 환자였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신종 코로나가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중국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심혈관ㆍ당뇨병ㆍ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던 경우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각각 10.5%, 7.3%, 6.3%으로 치솟았다. 발원지 후베이성을 제외하면 1% 수준에 그치는 전체 치사율과 비교하면 기저질환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부에서 신종 코로나가 독감보다 못하다는 말이 떠도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젊은 사람도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도 대남병원 사례처럼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고위험 군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들 환자들은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장기 입원해 치료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엄중식 교수는 “노약자들은 면역력도 떨어지고 원래 아프다는 점에서 증상 발견이 어려워 치료시기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현재 확진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상태가 중증인 환자가 있다는 점은 이런 우려를 높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 환자 중 에크모나 기계(인공)호흡을 하는 사람이 3명이며 (상대적으로 중증인) 산소마스크로 치료하는 사람이 4명”이라고 설명했다. 5번 사망자가 사망 전 이송됐던 동국대경주병원의 이동석 병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 20일부터 병원 음압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55번 환자(59ㆍ남성)의 상태도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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