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인종 분포가 美 전체와 비슷한 
 네바다서도 샌더스 압승 
 내달 3일 슈퍼 화요일이 고비 
 러의 샌더스 지원설이 변수 
미국 민주당의 세 번째 대선후보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가 열린 22일 1위에 오른 버니 샌더스(오른쪽) 상원의원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유세 중 부인과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샌안토니오=AP 연합뉴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강성 진보 성향의 샌더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세 번째 경선인 ‘네바다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 경선 초반 샌더스 의원과 양강 구도를 이뤘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등 당내 중도 진영이 중량감 있는 후보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샌더스 독주 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날 치러진 민주당 네바다 대선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이 1위에 오른 소식을 전하며 “네바다 코커스를 분기점으로 샌더스 의원이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바다 코커스는 샌더스 의원에 이어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티지지 전 시장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뒤를 이었다.

외신들은 특히 앞서 경선이 치러진 아이오와ㆍ뉴햄프셔의 백인 비중이 90% 이상인 것과 달리 네바다는 라틴계 29%, 흑인 10%, 아시아계 9% 순으로 유색인종 비율이 높은 점에 주목했다. 샌더스 의원이 다인종 사회인 미국의 축소판에 가까운 네바다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확고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뉴햄프셔 경선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을 근소한 차로 따돌렸던 샌더스 의원은 이번엔 진보 진영의 결집으로 2위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표차를 크게 넓혔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샌더스 의원을 향한 지지자들의 열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 못지않게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샌더스 의원의 ‘원톱’ 부상은 중도 진영 후보들의 분열 양상과도 맞물려 있다. 아이오와ㆍ뉴햄프셔 경선에서 참패하며 대세론이 흔들렸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위를 차지하며 기사회생했지만, ‘깜짝 돌풍’을 일으켰던 부티지지 전 시장은 유색인종 내 지지 열세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의 연이은 승리는 중도 진영의 조직력이 약하고 샌더스 의원에 대적할 확실한 주자도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중도 대표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들은 19일 라스베이거스 TV 토론을 보면서 그의 자질에 의문을 품게 됐다”고 했다.

‘샌더스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함께 14개 주에서 한꺼번에 열리는 내달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블룸버그 전 시장도 슈퍼 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샌더스 의원에게도 남은 과제는 있다. 네바다 경선 직전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쉬운 본선 상대인 샌더스 캠프를 돕고 있다는 ‘러시아 지원설’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본선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하는 샌더스 의원으로선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논란이 남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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