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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빗장 거는 지구촌… 이스라엘 등 6개국 한국인 입국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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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빗장 거는 지구촌… 이스라엘 등 6개국 한국인 입국금지

입력
2020.02.23 18:29
수정
2020.02.23 22:5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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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대만 경계국가로 조정, 동남아선 줄줄이 비행 취소… ‘코리아 포비아’ 확산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한국에서 출발해 비행 중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한 대한항공 여객기 한 대가 착륙해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한국에서 출발해 비행 중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한 대한항공 여객기 한 대가 착륙해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과의 인적 교류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ㆍ요르단 등 6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영국 등 8개국은 입국 일부 제한 조치에 나섰다. 미국ㆍ대만이 여행경보 수위를 높인 데 이어 동남아 국가들도 연이어 비행편을 취소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는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쯤 텔아비브 벤구리온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명을 포함해 200명 가량의 대한항공 KE957편 탑승객들의 입국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두 시간쯤 지난 9시50분 같은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강력 항의했다. 사전통보나 조율 없이 비행 중인 외국 국적 항공기 탑승객의 입국을 일방적으로 금지한 것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국내 상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불과 몇 시간 뒤 입국 금지 대상을 기존 중국인 에 이어 사실상 한국인과 일본인까지 포함시켰다. 2주 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 금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이스라엘 언론들은 23일 한국에서 자국 성지순례 인원 중 18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스라엘 정부가 현지 체류 한국인 1,400여명을 자가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전날 입국 금지 조치도 지난 8~15일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한국인 중 9명의 감염이 확인된 직후 전격적으로 취해졌다.

바레인과 키리바시, 미국령 사모아 등 다른 4개국도 한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상황이며, 요르단 역시 23일 한국과 중국, 이란에서 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서 한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총 6개국으로 늘어났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절차 강화 등으로 부분 입국 제한에 나선 나라는 8개국이다. 영국은 후베이성 외 중국인 및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입국자도 증상이 있을 경우 자가격리 및 신고를 의무화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브라질 에티오피아 브루나이 등도 한국인에 대한 의료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과 교류가 많은 미국과 대만, 동남아의 태도도 변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지역 확산이 보고됐다”며 홍콩ㆍ마카오ㆍ일본과 마찬가지로 4단계 여행경보 중 2단계인 여행권고를 발동함으로써 자국민에게 주의 강화를 당부했다. 대만 보건당국도 한국을 여행 1급 주의지역으로 지정했다.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은 자국민에게 한국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베트남과 태국 항공사들은 한국인 귀국 등을 고려해 이달 말까지 일부 항공편을 남겨두긴 했지만, 3월부터는 사실상 한국을 오가는 노선을 잠정 중단할 방침이다.

코리아 포비아의 추가 확산 여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CDC는 전날 한국에 대한 여행공지를 2단계 ‘경계’로 조정했다. 지금껏 ‘지역사회 확산국’으로 규정하다 1단계(주의)를 건너뛰고 곧바로 2단계를 발령한 건 그만큼 한국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WHO도 21일 “중국 외 지역에서 한국의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중국 여행 이력이 없는 현지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신종 코로나를 막을 시간이 촉박할 수 있다”며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테르도스 사무총장은 23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가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국은 견고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대처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도 잘 극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한국의 신종 코로나 발생 현황과 대응 현황을 설명하면서 “우리 정부가 위기 경보를 최고인 심각 단계로 올려,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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