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국가’낙인 위기, 정부역량 방역 총동원
지역감염 확산 차단 못하면 국란 위기 직면
정부ᆞ국민 혼연일체로 미증유 사태 극복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주말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안전지대는 이제 사라졌다. 시도 경계망이 모두 뚫렸고, 국민 공포는 일상이 됐다. 우리 국민이 다른 나라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한국 여행에 주의를 당부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어 국제사회의 ‘코리아 포비아’ 현상마저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휴일인 23일 코로나19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어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것은 결국 이런 상황을 미증유의 위기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의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방역당국과 의료진, 나아가 지역주민과 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총력 대응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규모로 확산하면서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커지자 정부의 비장한 상황 인식을 신속하게 알렸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 만하다.

코로나 사태는 단순한 방역의 문제를 넘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대외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총체적 국가 위기로 성격이 바뀌었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지금까지 10개국이 넘는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한국 여행에 주의를 당부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대한민국은 한때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에서 ‘코로나 코리아’라는 오명을 듣는 나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를 과장해선 안 되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을 고민하던 국가가 졸지에 다른 나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하는 처지가 된 것은 그간의 정부 정책이 안일했다는 심각한 경고다. 이제부터는 국민 생명과 안전이 정책 결정의 최우선 잣대가 되어야 한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라는 변화된 상황에 맞게 방역 목표와 과제를 수정해 나가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정치 논리가 아닌 전문가들의 객관적 평가를 따라야 한다. 야당의 정치적 공격을 받았던, 후베이성에 한정한 중국인 입국 금지 같은 기존 조치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더 들어올 중국 유학생이 3만8,000명이나 된다. 폭증한 감염자를 의료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파국이다. 야당도 사태 확산의 원인과 책임 공방에만 매몰되어선 안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문 대통령 주문처럼 정부와 온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감염자를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 확진자 폭증 국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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