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대만 등 한국 여행경보 격상… 내국인 해외 여행 급감 이어 설상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텅 비어 있다. 서재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최대 피해 업종 중 하나인 항공ㆍ여행업계는 생존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겨울 성수기 여객 수요를 고스란히 반납한 데 이어 국내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22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국내항공사 191만4,183명, 외국항공사 86만4,0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7%, 40.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총 여객 수는 446만6,199명에서 277만8,242명으로 37.8% 급감했다.

주목할 점은 외국항공사 이용 여객 수의 감소폭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국내 여행객의 외국 방문(아웃바운드) 감소 이상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인바운드)이 줄어든 징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대구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는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2단계로 격상했다. 대만 역시 한국을 전염병 여행 경보 1단계 지역(주의)으로 분류한 지 이틀 만인 이날 2단계(경계)로 상향 지정했다.

항공ㆍ여행사 경영난도 가시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주간 항공사 환불금액이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1~3위 아웃바운드 여행사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은 이달 신규 예약이 전년 대비 80%까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호텔 예약 서비스업체인 호텔엔조이가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국내 중소여행사의 줄폐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항공사 역시 실적 부진을 넘어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앞다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8일 사장 이하 모든 임원의 일괄 사표 제출, 사장부터 조직장까지 급여 반납, 10일 간의 전 직원 무급휴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놨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도 급여 반납과 휴직 등의 대책을 시행 중이다. 여행업계에선 하나투어가 다음달부터 2개월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3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등 인건비 줄이기에 나섰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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