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무작정 병원 찾으면 우한처럼 응급실 마비… 국민 협조에 달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무작정 병원 찾으면 우한처럼 응급실 마비… 국민 협조에 달렸다”

입력
2020.02.23 19:00
수정
2020.02.23 22:20
4면
0 0

“진료기관 경증ㆍ중증환자 이원화… 사망자 최소화에 총력을

발열 땐 4~5일 집에서 관찰 후 심해지면 선별진료소 찾아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지금부터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ㆍ경북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그 추세가 가속 패달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다. ‘주의할 사람’을 가려내는 방식으로는 확산을 막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제부터는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데 국가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강조했다.

신천지 교인과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23일 오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신천지 교인과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23일 오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대한감염학회 등 국내 11개 감염ㆍ역학 관련 학회가 함께한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봉쇄 전략에서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는 데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증환자도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한 신종 코로나의 특성 때문에 확산 자체를 막기가 어려운 만큼, 이제는 중증 환자 치료 및 사망자 최소화를 위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대책위는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경란 대책위 공동이사장은 “현재까지 확진 된 환자들의 접촉자가 사회에 굉장히 많을 텐데 이에 따른 더 많은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ㆍ경북 지역에서의 감염병 유행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의 전국 확산이 시작됐다는 게 대책위의 판단이다. 실제 대책위가 발표한 다음날인 23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602명으로 전날 대비 189명이 증가했다. 사망자도 하루 사이 3명이 증가한 데 이어 공식 집계 이후 추가되면서, 총 6명이 됐다.

의료계는 확산 속도가 빨라져 환자가 일시에 급증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 우한시처럼 환자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늘면서 의료체계가 마비, 중증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해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국내에서도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02-23(한국일보)
2020-02-23(한국일보)

대책위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4, 5일간 증세를 살피다 선별진료소를 찾아 달라고 권고했다. 기침, 인후통 등 초기 증상으로는 감기와 신종 코로나를 구분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병원을 찾을 경우 감기ㆍ독감ㆍ신종 코로나 환자가 뒤섞여 병원과 응급실을 마비시킬 수 있다. 백 이사장은 “4, 5일 이후에 증상이 좋아졌다면 감기로 알고 안심하면 되고, 증상이 심해지면 선별진료소를 찾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경증환자는 보건소ㆍ공공의료기관이 담당하는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대책위는 강조했다.

대책위는 경제활동 등 필수적인 대외 활동이 아닌 일반 모임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도 권고했다. 광화문에서 열려온 보수단체의 대중집회를 포함해 주최측과 행사의 성격을 불문한 모든 야외 집회에서 신종 코로나 전파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대책위는 강조했다. 개방된 공간이 실내보다 감염 위험은 낮지만 대중이 밀집하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담긴 비말이 다른 사람에게 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파 속에선 마스크를 착용해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기모란 국립암셈터 대학원 교수는 “특히 만성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 어르신은 감염에 취약하다”며 “이런 분들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삼가고 외출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대책위는 △모임 금지 △노령 층 외출 금지를 포함해 △손 씻기와 기침예절 준수 △환경소독 △실내 환기 등 5가지 대국민 행동요령을 발표했다. 환경소독은 침방울 등 비말이 튀어 오염될 수 있는 주변을 소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바닥에 소독약을 뿌리는 행위만으로는 효과가 없고, 책상이나 문고리 등 사람의 손이 닿는 부분을 소독해야 무심코 얼굴을 만져 감염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