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인터뷰]
축구 등 스포츠 즐기는 10, 20대, 한 해 132만명 발목 염좌
“심할 땐 인대봉합술ㆍ인대재건술… 80% 이상 치료 가능”
발은 몸의 2%에 불과하지만 체중의 98%를 견뎌야 하기에 중요한 신체 부위다. 발이 몸의 하중을 지탱하고 운동량이 많아 손상되기 쉽다. 특히 발을 접질리면서 발목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꺾여 발목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는 발목 염좌는 스포츠로 인한 손상 가운데 15~2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발목 염좌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는 만성발목불안정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발목 염좌 후 20~40%가 이 병으로 악화된다.
발 질환 치료 전문가이자 스포츠의학 인증 전문의인 최기원(44)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최 교수는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만성발목불안정증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며 “발목 염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초기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 교수는 대한족부족관절학회로부터 ‘해외논문학술상’ 등 네 차례 학술상을 받았고, 2018년 한일 족부족관절학회가 주관하는 ‘한일 트레블링 펠로십(Travelling Fellowship)’에도 선정됐다.
-발목을 삐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일인데.
“스포츠 특히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 운동을 즐기다 발목을 삐기 쉽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발목을 보호하는 신발을 신고, 발목 테이핑을 붙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체중이어도 발목 염좌가 생기기 쉬우므로 몸무게를 빼야 한다. 발목 염좌를 이전에도 겪었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운동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바깥쪽 복숭아뼈에 붙어 있는 전거비인대ㆍ종비인대ㆍ후거비인대는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 준다. 발목을 삐면 전거비인대가 가장 먼저 손상되고 외력이 심해지면 종비인대ㆍ후거비인대도 손상된다.
2018년 한 해 발목 염좌를 132만명이 겪었으며 이 가운데 46%가 운동 등 활동을 많이 하는 10~20대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목 염좌는 며칠 쉬면 통증이 완화되므로 완치된 것으로 여기기 쉽다. 냉찜질ㆍ소염진통제 등으로 자가 치료하거나 대체의학 치료로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급성 발목 염좌는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에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지 않으면 부종ㆍ통증이 오래 반복되고 염좌가 재발되면서 만성발목불안정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러면 발목에 힘이 빠지면서 발목을 자주 삐고 통증도 자주 생긴다. 특히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더 심해질 수 있다. 만성발목불안정증으로 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근력이 쇠약해져 일상생활과 운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발목 관절염으로도 악화되기에 절대로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따라서 발목을 삐면 부종ㆍ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흘 정도 다리를 올리고 냉찜질하고 보조기를 착용해 발목을 고정해야 한다. 부종ㆍ통증이 줄면 관절운동ㆍ근육강화운동ㆍ균형감각운동으로 구성된 기능적 운동 치료를 2개월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만성발목불안정증을 어떻게 치료하나.
“급성 발목 염좌를 치료할 때처럼 기능적 운동 치료를 우선 시도할 수 있다. 3개월 이상 이런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 성공률은 80% 이상으로 양호하다. 수술로는 인대 봉합술과 인대 재건술이 있다. 인대 봉합술은 피부를 절개한 뒤 인대를 봉합하는 개방적 봉합술과 관절경을 이용해 피부를 아주 적게 절개해 인대를 봉합하는 관절경적 봉합술로 나눌 수 있다. 개방적 봉합술이 이전부터 쓰였고 지금도 가장 흔히 이뤄지는 수술법이다. 관절경적 봉합술은 비교적 최근 소개된 것으로 최소 피부 절개, 빠른 회복, 관절 내 다른 동반 병변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두 가지 수술법 모두 결과가 양호하며 임상적인 차이는 없다.
인대 재건술은 자신의 오금 쪽 힘줄에서 얻은 자가건이나 기증자에서 얻은 동종건을 발목 인대가 원래 붙어 있던 바깥쪽 복숭아뼈ㆍ거골ㆍ종골에 고정해 주는 수술이다. 인대 봉합술을 실패했거나, 수술 도중 심한 인대 결손으로 봉합이 불가능하거나, X선 촬영에서 심한 불안정 소견이 있거나, 비만인, 전신관절이완증, 힘든 일을 하는 사람, 운동선수 등에게 주로 시행한다.”
-스포츠나 레저활동하는 사람이 늘면서 족저근막염도 많아졌는데.
“족저근막은 발바닥에 넓게 퍼져 있는 단단한 섬유성 결합조직 구조물이다. 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다섯 개의 발가락에 붙어 걸어 다닐 때 발을 올려 주며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염증이나 퇴행성 변화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아침에 첫 발을 딛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 발을 디딜 때 뒤꿈치 주변부 발바닥에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생긴다. 40~60대 연령, 지나친 달리기 운동,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비만인 중년, 구두 등 딱딱한 바닥의 신발을 오래 신는 사람, 아킬레스건 구축, 평발ㆍ요족(凹足ㆍ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분(발아치)이 높아진 변형)인 사람 등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을 1년 이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가 힘들어진다. 예방하려면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이 효과적이다. 뒤꿈치 부위에 쿠션이 있는 편한 신발을 신어도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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