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4.15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뛰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연이어 민주당 계열의 ‘비례당’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다. 정의당 등은 “민주당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 창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권 인사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을 줄곧 꼼수, 불법, 편법으로 규탄해왔다. ‘비례민주당’ 창당은 없다던 민주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당 통제 밖에서 유사 비례정당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정의당, 민주통합의원모임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손혜원 TV’에 나와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시민들을 위한, 시민이 뽑는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직접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 관련된 분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려 한다”고 말해 창당 작업 지원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도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는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며 비례정당 창당 필요성에 여지를 남겼다.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은 공히 ‘원론적 우려를 전달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손 의원 측은 통화에서 “영상 채팅창에서 지지자들이 비례당 관련 질문을 많이 해 원론적으로 답한 것이지 구체적 계획은 전혀 없다”고 했다. 윤 전 실장도 통화에서 “야당이 꼼수 정치를 하는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데 발언의 방점이 찍힌 것”이라며 “걱정이 좀 많지만 당에선 여전히 원칙을 강조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도 손사래를 쳤다. 당 관계자는 “개인의 입장일 뿐”이라며 “공식 논의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이 15~20석의 비례의석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 안팎에선 대책 마련 필요성 이야기도 나온다.

범여권은 우려를 쏟아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만일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라도 용인한다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 역시 “(위성정당 검토는) 집권여당이 스스로 정치개혁의 대의를 포기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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