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즉각 항의 방침 
 日 정부 인사 급 높이려다 예년 수준 유지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 자극 최소화” 분석도 
독도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이 22일 ‘다케시마(竹島ㆍ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의 날’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가 한국 주재 일본 외교관을 초치해 항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동원 배상해법 등 현안 관련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양국 관계에 또 다른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일본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진행할 경우 즉각 항의하기로 결정했다. 외교부는 매년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일본 측의 부당한 주장에 강력히 항의하며, 행사 철폐를 엄중하게 촉구한다’는 취지의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왔다. 또,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의 뜻을 직접 전달할 방침이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는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속한다고 고시한 것을 기념한다면서 2005년 조례로 지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중앙정부 차관급 인사인 정무관을 이 행사에 참석시키고 있다.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강변하는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중앙 정부 인사를 파견해 우리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올해 행사에 참석하는 인사의 급을 올리려다가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일본 정부 대표로 후지와라 다카시(藤原崇) 내각부 정무관이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나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일본 영토문제 담당 장관 참석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토 장관은 이달 18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가거나 부대신이 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아직은 그럴 준비가 안돼 있다”고 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양국 간 현안이 있는 상태에서 한국 측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하기 위해 자제하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내 승선객 이송과 관련, 일본 측은 우리 정부와 논의하면서 전향적이고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양국 정부가 협조해야 할 상황인 만큼 갈등 증폭을 피하기 위해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은 반복되고 있어, 갈등 소지는 여전하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일본 외무장관은 지난달 국회 연설에서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밝혔고, 같은 날 독도가 자국 영토임을 선전하는 일본의 ‘영토ㆍ주권 전시관’ 개관식도 열렸다. 당시 외교부는 즉각 대변인 논평을 냈고,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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