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추경에 대해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을 말라”고 했다가 21일 비판 여론에 “정확하게 만들어서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근기자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이 한심하다. 정부에 그토록 목청을 높여 주문하던 ‘선제적 대응’은 찾아볼 수 없고 정쟁에 분주하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온통 대통령과 정부 공격에 할애하더니 20일에도 “총선 후 1당이 되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가볍지 않은 사건이라 해도 지금이 탄핵 운운할 때인가. 검찰과 법원에 맡겨두고 국회가 할 일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이다.

정작 국회의 코로나19 대응은 이런 뒷북이 없다. 지난 5일 여야는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지만 명칭을 놓고 다투다 20일 오후에야 국회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로 가닥을 잡았다. ‘우한’ 명칭을 고집하던 야당이 결국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로 돌아오는 데에 보름을 허비했다. 특위가 출범하려면 아직도 본회의 의결이 남아있다. 보건복지부 역학조사관을 증원하고 의심환자 진단을 강제하는 내용의 ‘코로나 3법’ 개정안도 20일에야 국회 복지위를 통과했다. 이런 식이라면 특위가 출범해도 일해야 할 공무원들을 불러놓고 방해나 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매일 수십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대구ㆍ경북의 집단 발병 사태에도 안일한 인식은 여전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을 만들자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에 20일 “또다시 혈세를 쏟아 부을 생각이라면 당장 접으라”고 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황 대표는 21일 조건부 동의 정도로 입장을 바꾸었다. 정부ㆍ여당에 무조건 반대하는 타성이 바이러스보다 질기다. 국가 위기에 여야가 있어선 안 된다. 국민의 목숨과 안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보다 좋은 선거운동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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