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만명 시청…역대 美 민주 경선 최고치
19일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각 주자들이 발언권을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가세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이 역대 당 경선 토론 중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을 견제하려는 각 주자들의 공세로 토론은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했으나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시청률 조사기업 닐슨에 따르면 전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9차 TV토론의 시청자 수가 1,970만명을 찍어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6월 1차토론회의 1,810만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경선 토론은 지난해 8월 3차 토론회 이후 시청 규모가 600만~800만명을 오가며 시들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중도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블룸버그가 TV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시청자들의 관심도 증폭됐다. 특히 각 경선 주자들이 이전과 달리 서로 강도 높은 난타전을 벌이면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전반부 시청자 수는 1,990만명, 후반부는 1,940만명으로 조사됐다. 중간에 채널을 돌린 이가 소수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다른 주요 문화계 행사와 비교해 보면 올해 그래미상(1,870만명)과 골든글로브(1,830만명)는 넘었지만, 9일 열린 아카데미(2,360만명) 시상식 시청자 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역대 대선 경선 TV토론을 통틀어 가장 많은 유권자의 관심을 받은 것은 2015년 8월 개최된 공화당 경선 토론이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TV토론에 데뷔한 날이었다. 당시 시청자 수는 2,400만명을 기록했다.

전날 토론에서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세에 시달려 ‘토론회의 패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블룸버그는 이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세장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는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며 “어제 토론의 진정한 승자는 트럼프”라고 말했다. 샌더스가 비록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그처럼 확장성 없이 작은 기반에 호소하는 후보를 선택할 경우 필패할 것이란 경고이자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샌더스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블룸버그는 대통령직을 매수하기 위해 하루에 700만달러를 지출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반면 국민의 절반은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억만장자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는 블룸버그의 ‘금권 선거’ 논란을 계속 물고 늘어지며 쟁점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지난달에만 2억2,060만달러(2,654억원)의 선거비를 썼다. 하루 평균 735만 달러를 사용한 셈인데, 이는 미 선거운동 역사상 한달 지출액 최고치라고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여 만에 무려 4억900만달러(약 4,920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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