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대남병원 50대女 사망, 추가확진자 중 대구 신천지 연관 85명
총 204명 확진, 메르스 넘어… 대구ㆍ경북 특별관리지역 지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2번째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환자만 하루 100명이 늘어나는 등 바이러스가 폭발력을 키우고 있다. 집단 발병한 대구ㆍ경북은 물론, 수도권ㆍ부산ㆍ충청ㆍ호남ㆍ경남ㆍ제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확진환자가 쏟아지면서 전국적 유행 단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특정 환자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정부는 기존 감염확산 제지 전략에서 벗어나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새 전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 2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54세 여성인 사망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 중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오후 4시께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약 2시간 뒤 숨졌다.
또 이날 하룻만에 1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오후 4시 현재 총 확진환자는 204명에 달해 2015년 당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진자 186명을 초과했다. 중대본 발표 후에도 부산ㆍ광주 등 지자체가 확인한 확진환자 6명이 나타나면서 확진환자는 공식 집계를 웃돌 전망이다.
확진환자는 지역 별로 대구ㆍ경북에서만 83명, 그 외 지역에서 17명이 새로 발생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 연관 환자가 85명, 집단 발병이 일어난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가 1명”이라며 “나머지 14명에 대해선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19번 환자(37)가 퇴원하면서 완쾌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전날 증가폭(53명)의 두배에 가까운 100명이 신규로 확진되는 등 전국으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자 정부의 대응방식도 보다 적극적으로 선회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금까진 국내 유입 차단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감염 저지 총력 대응 기조에 따라 정부는 대구ㆍ경북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ㆍ관리하기로 했다. 현재 대구 소재 병원에 입원한 모든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새로 입원한 폐렴 환자도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집단발병의 진원지인 신천지 교인 약 9,000여명에 대해 전원 신종 코로나 진단 검사도 시행한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명단이 파악된 4,474명에 대해 우선 자가격리 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들 중 544명이 기침ㆍ몸살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병원 내 감염까지 발생한 만큼 의료기관 감염 예방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대한병원협회와 공동으로 ‘국민안심병원’을 지정ㆍ운영한다. 국민안심병원은 병원 진입부터 입원까지 전 과정에 걸쳐 호흡기 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고령자가 많은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중 원인 미상인 폐렴 환자를 격리해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도 시행한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역사회 전파가 초기이고 방역을 통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현재 경계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매주 1회 열리던 국무총리 주재 확대중수본회의를 주 3회 실시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대본은 19일 청도대남병원에서 숨진 국내 첫 신종 코로나 사망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폐렴이 사망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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