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한국을 ‘1단계 여행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한국을 대상으로 여행 경계 조치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 환자가 급증한 탓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가 앞서 홍콩과 일본을 1단계 여행경보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도 여행경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대만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질병관리서(TCDC)는 전날 한국을 여행 제1급 주의지역으로 지정했다. TCDC는 “두 나라 사이의 빈번한 사회적 교류를 고려해 한국의 여행경보 수준이 상승했으며 일반적인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유행병지휘센터도 “한국에서 이미 감염원이 불분명한 여러 건의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대만 정부는 여행경보 대상 국가를 가장 낮은 단계인 1급에서 최상위 등급인 3급까지 나눠 관리하고 있다. 20일 현재 대만은 한국 일본 태국을 1급, 싱가포르를 2급,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를 불필요한 모든 여행을 자제하도록 하는 3급 지역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미 CDC도 이미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인근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CDC는 앞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ㆍ일본에 1단계 여행경보 조치를 발표하면서 “여행을 취소할 필요는 없지만 여행자들은 일상적인 주의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CDC는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을 ‘지역사회 확산’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CDC는 “지역 확산은 환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 바이러스 확산 정도는 여행경보를 발령할 정도로 널리 퍼져 있지 않다”고 부연했지만, 한국에서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CDC가 한국을 여행경보 국가 명단에 올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영국 정부는 19일 발표한 여행자 안내에서 “한국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밝혔지만 여행경보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 역시 여행 관련 홈페이지에 한국의 신종 코로나 확산 사실을 언급했으나 경보 조치는 없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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