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KBL(한국농구연맹) 사령탑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을 비롯해 6개 구단 감독의 계약 기간이 2019~20시즌을 마친 뒤 종료된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상범 원주 DB 감독을 제외하면 공교롭게도 6~10위에 머물고 있다. 6위인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과 7위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 8위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9위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 그들이다.
누구도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지만 검증된 지도력이나 현재 순위로 볼 때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이들은 이상민 감독과 현주엽 감독이다. 2016~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이후 3년 재계약을 맺은 이 감독은 이후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까지 계약 기간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구단의 냉정한 평가에 운명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현 감독은 부임 첫해에 9위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김종규(DB)의 공백을 지우지 못하며 다시 9위에 내려앉아 있다. 코치 경험 없이 지휘봉을 맡긴 파격 선임으로 화제가 된 현 감독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호평도 받았지만 성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결국 ‘봄 농구’에 합류하는 것 밖엔 없다. 삼성은 현재 18승 24패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20승 20패)와 승차가 3경기다. LG(16승 25패)는 삼성에 1.5경기 뒤져 있어 조금 더 멀다. 따라붙지 못할 승차는 아니지만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건 그만큼 뚜렷한 반전의 돌파구가 없다는 뜻이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내년 시즌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감독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의 창단 멤버로 이 감독, 현 감독과 함께 1990년대를 수 놓았던 ‘오빠 부대’ 스타다. 이들의 명암이 엇갈릴지 LG와 삼성의 결정이 주목된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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