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배달원과 접촉하지 않는 방식으로 컵라면 도시락 주문…끼니 해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화양읍 청도대남병원 일대 의료타운이 격리 폐쇄됐으나 일부 직원들이 병원을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일 오후 5시 청도대남병원 2층 야외정원테라스에서는 한 환자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부 환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한 환자는 커튼을 걷어 창문을 열기도 했다.
병원 내 로비에서도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등 급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건물 내 직원들은 배달원과 접촉하지 않는 방식으로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주문해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청도대남병원이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대남병원 뒤편에 위치한 청도농협 장례식장에는 장례를 치르고 있는 3 가족이 격리돼 있었다. 이곳 사망자 1명이 사후 조사 후 확진자로 판정받으면서 장례식은커녕 조문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사망한 확진자 A(63)씨에 대한 장례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청도군이 절차와 진행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우선 일반 3가족에 대한 장례절차는 21일 오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건물이 폐쇄됐다는 말이 무색케 할 정도로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었다. 한 병원 직원은 건물 뒤편 야외 2층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고, 장례식장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저녁 시간이 되자 뒷문을 통해 서둘러 퇴근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응급실을 문을 통해 재빨리 건물 밖으로 나갔고, 남은 직원이 급히 건물 문을 잠그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밖으로 나가면 안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꾸도 없이 사라졌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대되고 있고, 해당 병원에서 확진자가 15명이나 발생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 의료 시설들이 한곳에 밀집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도대남병원은 7개 진료과목을 비롯해 청도군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을 낮 시간 보살펴주는 청도군주간보호센터와 청도군보건소, 청도군민건강관리센터가 대남병원 본 건물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붙어 있다.
한편 청도대남병원 등 3개 의료건물 안에는 직원 313명(대남병원 109명ㆍ노인전문병원 30명ㆍ요양원 84명), 환자 302명(대남병원 147명ㆍ노인전문병원 63명ㆍ요양원 92명) 등 615명이 격리돼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