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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내전’ 불 끄면서 김남국도 살리겠다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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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내전’ 불 끄면서 김남국도 살리겠다는 민주당

입력
2020.02.20 17:55
수정
2020.02.20 18:5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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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배치 검토… 영입 인재도 아닌데 ‘조국 수호’ 간판 덕 특혜 지적도

김남국 변호사가 16일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에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김남국 변호사가 16일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에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내전’의 확전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은 ‘조국 수호의 아이콘’인 김남국 변호사를 서울 강서갑이 아닌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강서갑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선에 반대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에 ‘배신자’로 낙인 찍힌 금태섭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금 의원을 만나 “훌륭한 우리 당의 자원들이 소중하게 쓰이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금 의원과 김 변호사가 강서갑 경선에서 정면 충돌하는 상황을 피해 두 사람을 모두 살리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두 사람의 명예를 모두 지켜주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며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 경선에 참가하게 하거나, 전략 공천을 주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강서갑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무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특정 지역 공천에 적극 개입하고 나선 것은 금 의원과 김 변호사가 맞붙어 ‘조국’이라는 이름이 총선에 소환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뜻이다. 강원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래 끌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그러나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돌리는 것만으로 여권의 ‘조국 갈등’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금태섭 저격’을 내걸고 강서갑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정봉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장 당성이 충실한 청년을 쳐내고 총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며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을 도륙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득권 현역 의원이 왜 청년 신인의 도전을 회피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강서갑 출마 의지를 확인했다.

‘총선 영입 인재’도 아닌 김 변호사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이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 변호사가 ‘조국’이라는 간판을 달았다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는 모양새 자체가 여론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만의 역풍’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낮은 자세’를 취했다. 발족식도 조촐하게 치렀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대표는 “역사는 민주당에 한없이 커다란 간절함과 한없이 낮은 겸손함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오만과 독선에 기울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했고, 이인영 원내대표도 “겸손하게 또 경청하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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