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의 수도권 출마 재차 요구에 “이미 늦었다”
수도권 차출 요구를 받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참여해 다시 한번 ‘고향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면접에서도 두 후보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쏟아졌지만, 홍 전 대표는 공천을 받지 않을 경우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경남 양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홍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면접에 홀로 심사를 받았다. 원래 예정된 5분보다 훨씬 긴 20여분 동안 면접을 봤다. 공관위는 당지도부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인 홍 전 대표에게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고, 홍 전 대표는 “양산을에 출마해 부산ㆍ경남(PK) 선거를 지휘하겠다”고 설득하느라 예정된 시간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면접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난 홍 전 대표는 “일부 공관위원이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지만 너무 늦었다”며 공관위가 요구하는 험지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당에) 봉사를 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는 양산을에서 PK(부산ㆍ경남) 지역 선거를 해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관위가 컷오프(경선 배제)를 할 경우에 대해서는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를 당했는데 양산에서 당하면 두번째이지 않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따라 이를 철회한 뒤 양산을로 출마 희망지를 옮겼다.
다만 고향인 경남 거창(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김 전지사는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면접을 마친 뒤 ‘다른 지역으로 공천을 받게 될 경우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까지 저는 당을 한번도 떠나보지 않은 사람”이라며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아 공관위 결정에 따라 제 입장도 그때 가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가 끝내 험지 출마를 요구할 경우 그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편,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당 대표도 이날 오전 다른 7명의 신청자들과 함께 면접을 봤다. 황 대표는 “이번 총선, 국민들께서 놀랄 정도로 이겨내도록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포부를 보였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