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공간 좁고 예배 시간은 길어
지역 순회 예배, 위장 카페서 포교도
19일 오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대구=뉴스1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건물 2~5층에 위치한 신천지교회 문은 여느 수요일과는 달리 굳게 닫혀 있었다. 신천지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예배를 진행해 평소라면 이 시간부터 신자들이 속속 모여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61ㆍ여성)가 신천지 신자로 확인되면서 교회 측은 예배당을 폐쇄했다. 교회 인근에서 만난 신자 A씨는 “평소 같았으면 수요일 예배에 2,500명 정도가 참석하는데 확진자 소식에 예배당을 폐쇄하고 방역했다”며 “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지역 구분 없이 신자들이 다수 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신자가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서 신천지의 예배 및 활동 방식과 신종 코로나 확산과의 연관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천지는 일반 개신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예배 및 포교, 모임을 진행하는데 이런 특성이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신천지 신자 등에 따르면 긴 의자에 앉아 예배를 하는 개신교와 달리 신천지는 맨바닥에 앉아 찬양, 기도를 한다. 모든 신자가 신발을 벗고 예배당에 들어가 다른 사람의 비말(침이나 땀, 분비물)을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

교회 대부분이 단독 건물이 아니고 일부 층을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신자 수에 비해 예배 공간이 좁은 경우가 많기에 바짝 붙어 앉을 수 밖에 없다. 한 신자는 “남ㆍ녀 성도가 분리돼 예배를 보지만 신발을 벗고 바닥에 가깝게 둘러 앉아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다.

예배 시간도 개신교보다 길다. 1시간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밝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가 사실이라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장시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는 방식은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어도 치료보다 예배를 우선할 여지도 있다. 수년 간 신천지 피해자 구제활동을 해 온 정윤석 목사는 “신천지의 목표 중 신도 14만4,000명이 모이면 가능한 ‘신인합일’이란 것이 있다”며 “이 목표를 채우기 전에 아프거나 건강이 악화하면 안 되기에 신자들 사이에선 ‘아픈 게 죄’라는 이야기를 한다”고도 설명했다.

다수의 신자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의 교회를 돌며 예배를 하기도 하고, 교리 모임이 잦은 점도 감염 가능성을 키웠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 과천시의 한 주민은 “주변의 일반 카페에서도 마치 운동선수들이 구호를 외칠 때처럼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는 신자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회뿐만 아니라 카페나 복음방 등으로 위장해 포교활동을 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방역이 더욱 세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목사는 “신천지 신자인 점을 알리지 않고 카페나 식당을 통해 교리를 전하는 경우가 많아 예배당만 폐쇄해서는 꼼꼼한 방역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각 지역 보건소를 통해 전국 신천지 교회에 대한 소독방역 요청 후 진행 중”이라며 “신자들에겐 외부활동 자제를, 사무실 근무자들에겐 자택근무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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