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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확진자 70여명 달하는데 음압병상은 88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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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확진자 70여명 달하는데 음압병상은 88개뿐

입력
2020.02.20 18:30
수정
2020.02.20 19: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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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봤다는 신천지 대구교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건물은 현재 출입금지 돼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봤다는 신천지 대구교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건물은 현재 출입금지 돼 있다. 김재현 기자

20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을 돌파(104명)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의료시설과 의료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가 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있는 대구ㆍ경북은 음압병상 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국대경주병원이다. 현재 동국대경주병원에는 지난 19일 이송된 39번째 환자(61ㆍ여성)와 41번째 환자(69ㆍ여성)가, 20일에 추가로 들어온 54번째 환자(57ㆍ남성)와 55번째 환자(59ㆍ남성) 등 총 4명이 음압병실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동석 경주동국대병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병원에 음압병상이 5개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병상은 4병상이라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경주지역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대구ㆍ경북의 음압병상수는 88개(대구54개ㆍ경북34개)지만 현재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날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 중증환자는 음압병실에 수용하더라도 경증은 1인1실 격리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방역체계가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의료진 부족은 더 큰 문제다. 이 병원장은 “우리병원에는 감염내과 교수가 없고, 호흡기내과 교수도 1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나마 감염과 관련해 경험이 축적된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확진자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혼자서 감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 병원에서 음압병상에 투입할 수 있는 간호사도 3~4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와 같은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는 더욱 아찔해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음압병상 수는 1,027개다. 이 중 대구ㆍ경북은 88개에 불과하다. 이미 이 지역 확진자 수가 7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더 증가할 경우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지역 의료인들은 보건당국이 지역현실에 맞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양동 전 경상남도의사회장(서울아동병원 대표원장)은 “음압병실 1개를 운영하는데 1년에 약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의료원 등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신종 코로나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의심ㆍ확진환자들을 격리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도 19일 성명서를 통해 전체 의료기관을 신종 코로나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 이원화 할 것을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대구에서는 이미 신종 코로나가 지역사회로 전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신장 투석환자 등 중증환자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이 될 경우 지역사회에서 이들 환자를 감당할 수 없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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