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도 숨져… “특정 민족 파괴” 비디오 남겨
최소 9명이 숨진 총격사건이 발생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하나우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 당국이 20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우=로이터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독일 소도시에서 최소 9명을 숨지게 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당국은 숨진 용의자가 이민자 혐오적인 시각이 담긴 자백 편지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극우세력에 의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날 오후 헤센주 하나우시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9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시샤(Shishaㆍ물담배)를 파는 술집 두 곳을 연이어 공격했다. 먼저 시내 중심에 있는 ‘미드나잇 시샤 바 하나우’에서 8,9발을 발사했고, 차량으로 서쪽 주택가인 케셀슈타트로 이동해 ‘아레나 바 앤 카페’에서 다시 총을 난사했다. 하나우시는 프랑크푸르트에서 20㎞가량 떨어진 인구 10만여명의 작은 도시다.

사건 직후 경찰은 헬리콥터를 동원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 끝에 이튿날 오전 5시 용의자 집을 습격했으나 이미 사망한 후였다. 그의 어머니(72)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모친을 먼저 죽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단독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용의자의 정확한 신원과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극우주의자의 소행임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간 빌트는 “총격범은 토비아스 R.이라는 이름의 43세 독일인 남성”이라며 “그는 독일에서 특정 민족을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와 영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희생자 9명 중 5명이 터키 국적 이민자라는 점도 증오범죄 가능성을 입증한다.

페터 보트 헤센주 내무장관은 20일 “연방 검찰은 이번 일을 테러 공격 의심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라면서 “현재까지 나온 사실들을 볼 때, 분명히 외국인 혐오의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터키 외무부도 이날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과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모든 유럽 국가가 외국인 혐오에 맞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총기난사는 사상자 8명이 나온 베를린 총격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닷새 만에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터키 코미디쇼를 여는 베를린 공연장 밖에서 총격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이슬람사원에 대한 동시다발 공격을 계획한 극우단체 소속 12명이 검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독일은 201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제한 없이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을 내린 이후 ‘난민 범죄’가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나 반대로 이주민을 적대시하는 극우세력이 연결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년간 독일에 200만명의 난민 신청자가 유입되면서 사회통합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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