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의 디탄 병원을 방문, 화상 연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입원 환자들의 진료 상황을 점검하며 의료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중국은 아시아의 진정한 병자다’라는 제목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최근 외부 칼럼을 문제 삼아 19일 이 신문 베이징 특파원 3명을 추방했다. 중국 외교부는 칼럼 제목이 인종차별적 의미가 있어 사죄를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미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까지 나서 “자유언론은 사실을 보도하고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대응은 반대 논거의 제시지 발언 억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빗대 중국 금융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해외 칼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나친 대응보다 더 큰 문제는 자국 내 비판 언론 탄압과 여론 통제다. 변호사인 시민기자 천수스는 봉쇄 직전 우한에 들어가 이곳 실태를 알리다 연락이 두절됐다. 비슷한 활동을 하던 판빙이라는 우한 시민도 경찰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소식을 전하는 SNS 계정은 잇따라 차단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SNS를 통해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을 유언비어 유포죄로 체포했다가 국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리원량이 진료 활동 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자 뒤늦게 정부 차원의 애도를 표했던 것이 불과 엊그제 일이다.

감염병 대응의 출발점이라 할 통계 작성 기준을 두고 중국 정부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도 딱하다 못해 두려울 정도다. 중국은 확진자ᆞ사망자 숫자 축소 비판이 끊이지 않자 최근 후베이성에 한해 폐렴 확인자는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환자 숫자가 너무 급격히 증가하자 일주일 만에 이를 없던 일로 해 버렸다. 이미 국내외 불신이 컸던 통계에 혼란을 추가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아직 제한적인 상태지만 중국 상황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다면 사태를 낙관할 수 없다.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 체제 이후 강화된 중국의 언론 통제는 단순히 중국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사태는 여실히 증명한다. 중국 정부가 현장에서 쏟아지는 고발ᆞ비판 여론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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