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국정원 진상조사특위부터 ‘조국백서’ 쓰기까지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기자회견하는 김남국 변호사와 금태섭 의원. 연합뉴스

다시 또 ‘조국 대전’인가요. ‘조국 백서’ 프로젝트에 집필자로 참여했던 김남국 변호사가 당의 만류에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는 서울 강서갑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여당 의원임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금 의원과 대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지지와 비판을 사이에 두고 당내에서 전선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죠.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자객 공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38세, 청년들의 대표를 자처한 이 변호사는 누구길래 이토록 화제가 되는 것일까요.

민주당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변호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내용의 휴대폰 메세지를 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중앙대를 나온 뒤 서울대 대학원 행정법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변호사김남국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에요.

민주당과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진상조사특위에서 법률위원회 변호사단에서 활동하면서 인연을 쌓았죠. 이때 그는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및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회의록 사전 입수 의혹과 관련해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정문헌 의원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어요. 새누리당 의원들과 국정원장이 2급 비밀인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열람하는 위법을 저지른 후 이를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했다는 지적이었죠.

그 무렵 그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민생 관련 문제도 다루며 정치권 안팎으로 활발히 활동했어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으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왜 ‘조국 키즈’가 됐나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14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김남국 변호사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에서 활동하며 민주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합니다. ‘개국본’은 친문(親文) 성향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의 시청자들이 만든 단체인데요. 지난해 말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서초동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이끌었죠. 그는 집회에서 직접 사회를 보기도 했어요.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인사로 나눠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입니다.

집회 당시 김 변호사의 발언을 보면, 그 배경도 이해가 돼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말이나 되는 수사냐. 그것도 모자라 무도하게 청와대 압수수색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2019년 12월 7일) “(검찰이) 고등학생 표창장 한 장에 집중하듯이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수사했다면 이미 밝혀 내고도 남았을 것”(2019년 11월 30일) 이라는 말을 했죠. 그는 길거리에서 시민들과 ‘검찰개혁’ ‘조국 수호’를 함께 외쳐 친문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조 전 장관의 임명부터 사퇴까지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겠다는 ‘조국 백서’의 필진으로 나섰죠. 조국백서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조국 백서’는 3, 4월쯤 후원자들에게 배송될 예정이라고 해요. 김 변호사가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조국 백서’에 담겼을 그의 발언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죠.

방송의 달인?
김남국 변호사가 16일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에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김 변호사의 얼굴이 어쩐지 낯설지 않은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MBC ‘100분 토론’, JTBC ‘시사토크 세대공감’ 등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고정 패널로 자주 모습을 내비쳤거든요. 2017년 1월 방송된 MBN ‘뉴스특보’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황태순 정치평론가와 치열한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됐어요.

당시 황 평론가는 “참여정부 시절 5년간 중앙정부에서 언론사에 지원하는 지원금이 있다”면서 “1등 서울신문, 2등 한겨레, 3등 경향이고 꼴찌가 조선일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정부가 언론 매체를 지원하는 등 개입한 적이 있다는 주장이었죠.

그러나 김 변호사는 “황 평론가는 (블랙리스트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에둘러 옹호하고 있다”며 “보조금 사업법 등 과거 정부의 적법한 지원을 불법적인 블랙리스트와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꼬집었어요.

최근엔 방송 중 감정이 북받쳐올라 눈물을 쏟기도 했는데요. 그는 16일 유튜브 방송 ‘시사타파TV’에서 “너무 위기라고 생각하고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울먹였죠. 18일 김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절박함’ 때문에 눈물을 쏟았다”며 “만약 이번 총선에서 (진보 진영이) 진다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이 든 촛불은 모두 꺼져버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입당 후 김 변호사는 ‘조국 프레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소신 발언으로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을 ‘찍어내기’ 위해 민주당이 김 변호사를 투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죠. 하지만 최근 당 내부에서 총선이 ‘조국 대전’으로 흐르는 양상을 우려하는 자성론이 나와 김 변호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추측도 있어요.

민주당은 20일 내홍에 대해 조속한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로 전략 배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죠. 과연 그는 금태섭 의원을 밀어내고 강서갑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역풍에 밀려나고 말까요. ‘김남국 변수’로 커지는 당내 갈등에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집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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