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가 최근 불거진 이상문학상 사태에 대해 “동료 작가들의 투쟁과 싸움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며 “국회에 계류된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신속히 처리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작 장편소설 ‘작별 인사’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자, 예술가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과 자기희생, 특히 윤이형 작가의 결정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그러면서 “현재 문체부에서 발의한 예술인권리보장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킨 뒤에 20대 국회를 마감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문학계뿐 아니라 지위가 불안정하고 약한 예술가들 전반과 관련된다”며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은 사용자들이 갑자기 선량해져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단결할 권리, 투쟁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노동조합을 통해 동료 지지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은 국가가 예술인들을 먹여 살리라는 것이 아닌, 예술인들의 단결할 권리를 인정하자는 것이고, 그걸 위한 법적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작가들의 수상 거부로 이슈가 됐지만, 매번 작가들이 희생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던지는 걸로는 해결할 수 없으므로 근본적인 법제화를 통해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상문학상 사태는 지난 1월 6일 김금희, 최은영 작가 등이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의 저작권 독점 계약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다. 이어 2019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가 절필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문학사상사는 지난 4일 올해 이상문학상 발표를 취소하고 계약서를 전면 수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작가는 2012년 단편 소설 ‘옥수수와 나’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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