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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여파, 국내 감염자 70만명 달했던 신종플루보다 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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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여파, 국내 감염자 70만명 달했던 신종플루보다 셀 것”

입력
2020.02.20 11:15
수정
2020.02.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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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TF

19일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오명돈 교수 연구팀은 중국 우한에서 국내 입국 후 코로나19로 확진된 1번 환자(35세, 중국 국적 여성)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하고 전자현미경 촬영에도 성공했다. 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Vero cell)의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생활사를 보여준다. ① 세포 내에 가득 모여 있는 바이러스 입자, ② 세포 밖으로 이동 중인
19일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오명돈 교수 연구팀은 중국 우한에서 국내 입국 후 코로나19로 확진된 1번 환자(35세, 중국 국적 여성)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하고 전자현미경 촬영에도 성공했다. 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Vero cell)의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생활사를 보여준다. ① 세포 내에 가득 모여 있는 바이러스 입자, ② 세포 밖으로 이동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여파가 국내 감염자만 70만명에 달했던 2009년 신종플루 사태보다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중앙임상 태스크포스(TF)는 20일 기자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중앙임상TF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 10개기관 소속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주로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신종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해 “초기에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과학적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과학적인 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열이나 기침, 폐렴 등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증상이 없이 감염자가 평상시처럼 활발히 활동하고 병이 자연히 사라질 수도 있다. 오 위원장은 그러면서 독일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 두 명이 일주일 내내 건강했던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 위원장은 “우한 지역에 있다가 본국으로 귀국한 사람들 중 1.8%는 무증상 감염이 있다는 것이 학술적으로 명백하게 확인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무증상 감염이 무증상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퍼뜨리는 ‘무증상 전파’와 같은 개념은 아니다. TF에 따르면 무증상 전파는 가능할 수도 있으나 바이러스 유행을 일으키는 주요 ‘동력’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어디까지나 발병해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강하다는 설명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운영센터장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기부터 전파력이 높고 세대기가 짧아 빠르게 전파될 우려가 높다고 봤는데 실증적 자료로 증명이 됐다”며 “증상초기부터 바이러스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침을 통해서 남에게 쉽게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방 센터장은 “폐렴은 흔히 열이 나고 기침, 가래가 있으며 숨이 차는 게 흔한 증상인데 신종 코로나는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인 기침, 가래가 별로 없고 증상만으로는 폐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여파도 예상했던 것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의)임팩트가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신종 인플루엔자)보다 심각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전염병 역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던 1918년 스페인 독감보다는 임팩트가 훨씬 낮으리라 추정한다”고 밝혔다. 2009년 신종플루로 국내 감염자는 70만명에 달했고 사망자 263명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방역 방식도 확산을 늦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도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가 제한적이지만 지역사회 전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해외유입을 봉쇄하고 국내로 유입된 감염원을 뽑아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오 위원장은 “현재의 단계는 갑자기 밀어닥치는 환자들로 인한 바이러스 유행을 늦춰 의료기관도 준비시키고 입원 침상을 만드는 등 완화 조치에 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확산 늦춤의 핵심목표는 시간을 벌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의 치명률(치사율)은 중국 전역(2.3%)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의 정체를 늦게 파악하면서 우한시의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밀려들었다. 이 때문에 집중치료를 받으면 생존 가능한 중증환자들이 사망하게 됐고 우한시를 중심으로 사망 사례가 급증했다. 한국의 의료체계와 방역체계를 고려할 때 중국과 같은 상황까지 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TF의 전망이다. 오 위원장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0분의 1, 100분의 1도 되지 않을까 여러 자료로 추정한다”라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다만 오 위원장은 아직까지도 신종 코로나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신종플루만큼 확산세가 커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신종플루 때보다 (신종 코로나의) 중증도가 높다는 것은 임상경험으로 확실하게 말씀 드린다”면서도 “다만 어디까지나 나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큰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지금까지 보고된 환자의 99%는 중국에 있고 중국 밖에는 1%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나라들이 봉쇄와 제거,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렇게 해서 종식이 된다면 오늘 말씀드린 모든 것은 전혀 필요 없는 이야기가 되고 저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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