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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위기 거제서 꽃피운 ‘맞춤형 청년일자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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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위기 거제서 꽃피운 ‘맞춤형 청년일자리 사업’

입력
2020.02.24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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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18>경남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

경남 거제시는 지난해 9월 청년채용 지원을 위한 ‘청년 일ㆍ잠자리 도움사업 협약식’을 열고 시와 기업체, 청년 근로자가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는 지난해 9월 청년채용 지원을 위한 ‘청년 일ㆍ잠자리 도움사업 협약식’을 열고 시와 기업체, 청년 근로자가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다 회사 경영난으로 6개월전 퇴사한 A(35ㆍ여)씨는 우연히 자신의 아파트 게시판에서 ‘찾아가는 알ㆍ뜰ㆍ신ㆍ잡 일자리 상담실’이란 홍보전단을 보고 1대1 취업컨설팅을 받았다.

무료 프로그램이라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과 달리 심층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고, 인연이 이어져 ‘거제시 청년 일ㆍ잠자리 도움사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A씨는 프로그램 도중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고, 멘토를 통해 다양한 상담과 조언을 거쳐 2개월 뒤 중소기업에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B(25)씨는 거제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청년. 조선소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라 대형 어선을 만드는 최고 기술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조선경기 침체로 대형 조선소는 더 이상 신규 인력채용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산ㆍ학ㆍ관 협력사업인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을 접하고 학교 추천을 받아 훈련기관에 입소했다.

100만원의 훈련 장려금을 받으며 실질적인 기술교육도 시켜주니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열심히 참여한 결과 어렵다는 조선소 취업의 꿈을 이뤘다.

두 사례는 지난해 거제시 ‘청년 일ㆍ잠자리 도움사업’ 과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취업한 청년들의 얘기다.

일ㆍ잠자리 도움사업은 청년 유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에 인건비를 지원, 청년 실업률을 해소하고 원활한 인력 수급도 도모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거제시는 지난해 9월 협약식을 갖고 시와 기업체, 청년 근로자가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지역 중소기업(법인, 개인사업체)이 만 39세 이하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 기업에 1인당 월 180만원의 인건비를 2년간 지원하고, 참여 청년에겐 직무역량 강화교육과 함께 월 10만원의 문화활동비를 지원한다. 다른 지역에서 전입한 청년에게는 매달 20만원의 주거임차비도 2년간 지원한다.

거제시는 또 구직자의 요구를 현장에서 파악하기 위해 ‘찾아가는 알ㆍ쓸ㆍ신ㆍ잡(알고 보면 쓸만하고 신속한 일자리)’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20차례 상담실을 운영한 가운데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청년들이 참여 기업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청년일ㆍ잠자리 사업을 통해 123개 기업에 304명의 청년 채용을 지원했다. 이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대 규모다.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은 지난해 거제시가 처음 시작한 사업. 조선산업 위기로 고기량자가 대거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조선소 인력수급문제를 해소하고 지역경제 회복을 끌어내기 위해 추진됐다.

거제시가 침체된 조선경기 활성화를 위해 발굴한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에 참여한 훈련생들이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432명이 대우, 삼성 양대 조선소에 취업했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가 침체된 조선경기 활성화를 위해 발굴한 ‘거제형 청년일자리사업’에 참여한 훈련생들이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432명이 대우, 삼성 양대 조선소에 취업했다. 거제시 제공

2018년 11월 거제시와 삼성ㆍ대우 양대 조선소 및 협력사, 지역 내 실업계 고교, 거제대학 등 각 기관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선업 침체 속에서 고용위기를 극복하고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산ㆍ학ㆍ관 협약을 맺기 위해서다.

양대 조선소 훈련기관 입소생에게 고용노동부가 지급하는 훈련수당 20만원 외에 거제시가 80만원의 장려금을 추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관내 학교는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조선소로 연계해주고, 양대 조선소는 젊은층을 모집해 기능 훈련 후 취업을 시키는 시스템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훈련기관에서 701명이 수료해 이중 635명이 두 조선소에 취업했다.

대우조선에선 훈련을 거쳐 일부가 직영으로 채용된 경우도 있어, 종전보다 많은 청년들이 훈련원 입소를 원하게 됐다.

특히 거제형 청년 일자리사업은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 등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어, 시는 올해도 27억원을 들여 지속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청년 일ㆍ잠자리 도움사업과 거제형 청년 일자리사업은 조선업 불황과 경기침체의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거제만의 맞춤형 청년 모델사업” 이라며 “청년과 관내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거제=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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