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상급 5곳 중 4곳 응급실 폐쇄 남은 곳도 정형외과 수술 불가능
250만 대도시 대구의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가 한때 마비됐다. 5개 상급종합병원 중 4곳의 응급실이 폐쇄됐고 남은 한 곳도 중증외상환자나 뇌출혈ㆍ뇌경색환자 등을 수술할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일부터 닫은 응급실이 차례로 열리고 있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대구시와 지역 상급종합병원에 따르면 계명대동산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이 18일 오후부터 19일 낮까지 차례로 폐쇄됐다. 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이 남았지만 이곳은 아직 일부 분야 수술이 여의치 않다. 심각한 다발성골절이나 뇌출혈ㆍ뇌경색 같은 뇌혈관질환 수술환경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다.
19일 오후부터 일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실이 재가동됐지만 한 동안만이라도 대구는 중증환자 진료체계가 마비된 셈이다.
비상사태는 조금씩 풀리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병원은 의심환자 3명이 들어오자 19일 오전 11시30분쯤 응급실을 폐쇄했다가 같은 날 오후 2시쯤부터 중환자만 받는 등 제한적으로 개방했다. 이어 3명 모두 음성판정이 난 20일 0시30분쯤 정상화했다. 또 계명대동산병원도 의심환자가 최종적으로 음성판정이 남에 따라 20일 오전 7시부로 응급실을 다시 열었다.
하지만 확진자가 나온 경북대와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여전히 폐쇄 상태다. 경북대병원 등은 응급실 소독뿐 아니라 당시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격리상태여서 다른 부서 의료진과 직원을 투입하는데 최소 3일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폐쇄된 경북대병원 응급실 중 중증외상센터만이라도 개방할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이어서 부분 개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다른 질환으로 내원하는 바람에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았다가 확진판정을 받거나 안내를 무시하고 응급실로 바로 올 경우 대응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대구의료원에 음압병실 등 격리병상을 대폭 확대해 한 곳으로 집중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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