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경영혁신 가속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5년 9월부터 맡아왔던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는 신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대표 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로써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한 계열사는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3곳으로 줄었다. 롯데 측은 이번 사임이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이자, 계열사의 책임경영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편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심사에 오너를 비롯한 경영진의 도덕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책임성과 전문성, 독립성 등을 강화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여 상장을 좀 더 원활하게 하려는 목적일 거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은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 혁신의 주요 방안 중 하나다.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그룹의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다.
한편 롯데는 이날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포장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대 중점 실천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각 과제별로 계열사들 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5개년 목표를 설정해 장기적으로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 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 모델을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백화점, 마트, 슈퍼 등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포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 롯데가 이번에는 전사적으로 ‘필(必) 환경’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혁신과 함께 최신 트렌드로 떠오른 친환경 소비를 의식한 변화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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