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고소ㆍ금태섭 찍어내기 논란에
박용진ㆍ김해영 등 소장파 중심
“청년정신 실현해왔나” 김남국 비판
‘강성 친문’ 영향력에 불씨 여전
‘임미리 칼럼 고소’ 와 ‘금태섭 찍어내기’ 논란에 휩싸였던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자성론이 터져 나왔다.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못하는 ‘옹졸한 여당’ 이미지로는 4ㆍ15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성 친문(재인) 지지층’ 영향력에 자유롭지 않은 기류도 여전해, 논란의 불씨는 쉽사리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잇따른 악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초선인 김해영(부산 연제) 최고위원은 19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남국 변호사에게 스스로 정치 영역에서 청년 정신을 실현해 왔는지 되물어보길 권한다”며 “청년 정치에서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기득권과 사회 통념에 도전하는 용기”라고 말했다. ‘청년에게 기회를 달라’면서 정작 당내 비주류인 금태섭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김 변호사의 모순적 태도를 대놓고 비판한 것이다.
초선인 박용진(서울 강북을)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감각이 최근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에게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두 의원이 총대를 맸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당 전체 기류도 관망에서 우려로 확실히 기울고 있다. 특히 두 의원처럼 이번 선거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수도권과 부산ㆍ울산ㆍ경남(PK) 의원들의 우려가 크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야당과 경쟁해도 부족할 판에 당이 자폭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며 “당 지도부가 한없이 몸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북의 민주당 우세지역에서도 “미래통합당에 역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도부도 자세를 바짝 낮추면서 분위기 회복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일단 분위기 반전을 위해 20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말씀부터 잘 듣는 경청 선대위, 한없이 낮은 자세로 찾아가는 공손한 선대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당시 검찰개혁위원회에 몸담았던 김용민 변호사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예정된 총선 출마선언을 연기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과의 인연은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위촉장 한 장 받은 게 전부”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남국 변호사는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금태섭이 진짜 싫어하는 것은? 경선, 김남국, 공수처”라는 글을 남긴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손 의원은 김남국 변호사의 국회 출마 기자회견 장소를 제공했던 당사자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속한 단체메신저 대화방에는 전날 금 의원이 “이번 선거를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 “그런 단어를 용인하고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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