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등 개발 진두지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언뜻 보면 지구촌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당사자가 감염증을 희화화하려 한다는 힐난이 쏟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 개발과 출시까지 당국의 엄격한 검열을 거쳤다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을 선전하려는 공산당 지도부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의 게임 스튜디오인 ‘오하유’가 17일 모바일 게임 ‘병원균과의 싸움’을 공개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를 비롯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등 다양한 형태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게임 조작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화면 속 여성 캐릭터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해당 캐릭터가 병원균을 베어 없앤다. 진짜 바이러스처럼 게임 속 악당들도 변이되거나 복제되도록 설계해 점점 어려워지게끔 난도를 조절했고,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감염 예방 정보도 안내된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마샤오멍(28)은 “바이러스를 맞으면 캐릭터의 체온이 올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보호막이 생긴다”며 “귀엽고 섬세한 구성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흥미로운 오락 게임 설명에 불과하나 개발 과정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SCMP에 따르면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한 주체는 베이징시 하이뎬구 선전부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다. 또 중국 내 게임 콘텐츠에 대한 판호(版號·유통허가증) 발급은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전담한다. 개발과 유통, 홍보 등 전 과정에 사실상 중앙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기획 프로젝트라는 결론이다. 신문은 “전국민을 신종 코로나 퇴치 노력에 참여시키기 위해 게임을 활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모바일 게임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게임 산업이 때 아닌 호황을 맞은 현상과 무관치 않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자택에 격리되면서 게임 구매와 접속 시간이 폭증한 것이다. 실제 감염증이 테마인 또 다른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도 최근 3주 연속 중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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