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1심보다 형량이 2년 늘어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3월 주거 제한 등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난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구속수감됐다.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은 부도덕한 행태에 대한 합당한 판결로 평가된다.

재판의 핵심 쟁점인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질문에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때와 달리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다스 회삿돈 횡령과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뇌물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해 사실상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임을 인정했다. 오히려 항소심에서 뇌물액이 추가되면서 형량도 늘어났다.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통해 추가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액 51억원 가운데 일부를 재판부가 수용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 내내 “다스는 형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유무죄 판단을 마친 재판부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명백한 경우에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질책한 것은 이런 이유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과 달리 핵심 증인들을 대거 법정으로 부르는 전략을 택했지만 과거 측근들은 하나같이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고 분식회계를 지시했다”고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이 전 대통령 혼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의 상고가 예상되지만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2심에서 종료돼 사법부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제라도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자 문제를 오랫동안 속여온 데 대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자격이 없는 이가 국가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부터가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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