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증 전문가 이와타 교수 “감염증 전문가도 없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14일 구급차 한 대가 나오고 있다. 요코하마=AP 뉴시스

500명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부 상황은 어떨까. 그 동안 방역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일본 내부에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감염증 전문가인 이와타 켄타로 고베대 의대 교수는 18일 유튜브에서 이날 크루즈 내부를 둘러본 후기를 공개했다. 이와타 교수가 폭로한 내부 상황은 ‘처참’ 그 자체였다.

이와타 교수에 따르면 그가 크루즈 안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요코하마로 가던 중에 후생노동성 직원 중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누군가 원치 않아서 제가 내부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며 “누구인지, 왜인지는 말할 수 없다던데, 내부 권력자가 그의 결정을 거부했고 내가 크루즈에 들어가는 걸 막았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현장은 처참했다고 한다. 그는 “내부 환경은 감염을 통제하기에 완전히 부적절한 환경이었다”며 “감염에서 자유로운 그린존과 잠재적으로 바이러스가 포함돼있을지 모르는 레드존의 구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마스크 등 개인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누구는 하지 않았다”며 “승무원도 후생노동성 관계자도 그냥 돌아다니고,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장갑을 낀 채 핸드폰도 하는 등 완전히 혼돈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와타 켄타로 고베대 의대 교수가 18일 유튜브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부 상태를 폭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일부는 전염 예방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몇몇 승무원이 열이 나서 의료센터를 찾아왔는데 N-95 마스크를 쓴 것 말고는 어떤 보호도 하지 않았다”며 “의료 관계자도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감염된 게 확실하다’고 하더라. 자기 보호를 포기한 게 확실했다”고 말했다.

이와타 교수는 20년 넘도록 감염증을 다뤄온 전문가다.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뤘고, 콜레라가 발병했을 때도 해외에 체류했다.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는 중국에 있었다고 한다. 많은 감염증 환자와 접촉하고, 전세계 감염 현장을 다녔지만 다이아몬드 크루즈는 달랐다. 방역 상태가 너무나도 허술해 전문가인 이와타 교수조차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에볼라나 사스, 콜레라에 감염될 거란 두려움이 없었다. 어떻게 내 자신을 지키고 어떻게 감염을 통제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라면서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안에서는 너무 무서웠다. 그린존과 레드존이 없어서 바이러스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와타 교수에 따르면 크루즈에는 현재 단 한 명의 감염증 전문가도 없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내부는 당장 바이러스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다. 이와타 교수는 영상을 설명하는 글에서 “승객과 승무원들, 선내 의료 인력 등은 감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본 상황보다 심각하다. 크루즈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당장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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