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편지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대표,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배우 송강호•이선균•조여정•장혜진•박명훈•박소담이 참석했다.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처음 열리는 기자회견인만큼 5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나타냈다. 행사 시작 두 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많은 취재진들이 대기했고 9시 30분부터 티켓 배부가 시작됐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편지를 보냈다. 몇 시간 전에 편지를 보냈는데 나로서는 영광이었다”며 “개인적인 편지라 내용을 말하는 건 실례 같다. 끝부분에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보내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곽신애 대표와 2015년에 처음 ‘기생충’에 대해 얘기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긴 세월인데 행복한 마무리가 기쁘다. 내가 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건 사실이다. 쉬어볼까 생각도 있는데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해서…”라며 웃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앞서 '기생충'은 지난해 5월 국내에서 개봉한 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오는 26일에는 흑백판이 개봉될 예정이다. 전 세계 수익이 2천억원을 돌파하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으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더불어 '기생충'은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David di Donatello) 외국어영화상의 영예도 안았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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