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경기 고양을을 전략공천지역으로 확정하면서 지역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앞서 고양시병(일산동구+서구 일부)과 고양정(일산서구)에 이어 ‘을’지역까지 고양 4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3곳이 전략공천으로 채워지면서 이들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여온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재호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을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해 정 의원을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했다. 당의 결정으로 이곳은 폭풍전야의 상황이다. 이곳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벌인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 최성 전 고양시장, 박종권 고양미래도시연구소 소장 측은 당 결정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향후 누구를 내세울지에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특정 후보자를 전략공천 한 것이 아닌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제3의 인물을 공천할 경우 이의제기 등의 거세게 반발할 태세다.
송 예비후보는 “당의 전략공천은 철저히 이기는 전략이 돼야 한다”며 “외부 인사를 내려꽂는 방식이 아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예비후보 중에 한 명을 공천해야만 본선에서 당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정민 변호사를 전략공천 한 고양병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고양시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상성 전 경기도의원은 18일 “일산은 낙하산 훈련장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과거 평양을 방문했을 때 거리에서 보았던 ‘당이 결심하면 인민은 한다’라는 구호를 회상하게 한다”며 “당이 아직도 케케묵은 구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일산에 낙하산을 내려 보낸다면 이는 일산 주민에 대한 모독이고 민주주의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특정한 사람 하나 당선시키기 위한 전략공천은 없어져야 한다”고 전략공천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당원들의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일산서구에 사는 한 민주당 당원은 “전체 4개 선거구 중에 무려 3곳을 전략공천으로 한다는 것은 지역 당원과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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