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중도 진영 대안후보로 급부상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9일(현지시간) 민주당 예비후보 TV토론회를 통해 첫 시험대에 오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내달 3일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공식 합류할 예정이지만 막대한 자금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지율 2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8일 미 언론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22일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19일 오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예비후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후원자 수에 대한 자격 기준을 풀고 ‘10% 이상 전국 지지율 기록 네 차례’ 등의 여론조사 기준만 맞추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발표된 NPR라디오와 PBS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19%의 지지율을 기록,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3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깜짝 승리를 거둔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은 각각 15%, 8%에 그쳐 이들에게 쏠려있던 중도 표심이 블룸버그 전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른 주자들은 이번 토론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신상 문제나 과거 논란들을 세세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재직 시절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신체 불심검문’ 강화 정책, 성희롱 발언과 여성 차별 의혹 등에 대한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살 순 없다”며 블룸버그 전 시장의 공격적인 선거자금 지출을 사실상의 선거 매수로 비판해왔다.
반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를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룸버그의 무제한적 선거운동 지출은 그를 유력 대선후보로 수직 상승시켰지만 이제 그는 자신의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토론 참여는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그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블룸버그 돌풍’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중도 성향 후보로서 샌더스 의원보다 표 확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신공격까지 동원한 견제에 나섰다. 그는 지난 13일 트위터에서 “5피트 4인치(162㎝) 키의 ‘미니(mini) 마이크’는 죽은 에너지”라며 “토론도 못 하고 존재감도 제로인 루저”라고 블룸버그 전 시장을 조롱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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