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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도 등급있다”…유튜브에 퍼진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사칭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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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도 등급있다”…유튜브에 퍼진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사칭글’

입력
2020.02.18 19:59
수정
2020.02.18 21:43
0 0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글을 작성했다며 해당 내용을 소개하는 가짜뉴스가 유튜브에서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글을 작성했다며 해당 내용을 소개하는 가짜뉴스가 유튜브에서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최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사칭한 가짜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8일 학계 등에 따르면 '김형석 교수, 국민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가짜 글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김 교수를 사칭한 이 글은 ‘국민들에게도 등급이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경제가 폭망하고, 안보가 무너지고, 민생이 파탄나고, 일자리가 소멸돼도, 침묵하다 못해 그렇게 만든 자를 지지하는 한국 사람들은 분명 시민은 아니고, 어리석은 민초와 백성들이다”며 “아무 생각 없이,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지낸다면, 역시 개, 돼지들이다”라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를 ‘개, 돼지’에 비유한 셈이다. 이어 “이 글을 지인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애국을 하는 지름길”이라며 글을 퍼뜨려달라는 당부로 글을 마친다. 글 말미엔 ‘김형석 명예교수 드림’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글을 명백한 가짜 글이다. 김 교수는 100세가 넘는 나이에도 왕성한 사회 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멘토로 꼽히는데, 이런 김 교수의 명성을 이용해 가짜 글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누가 내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며 “이 글은 내가 쓴 글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런 가짜 글이 퍼지면서 김 교수도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의 원고 정리를 돕고 있는 이종옥 아가페복지 이사장은 “해외에서도 이 글을 김 교수님이 쓴 게 맞느냐는 문의가 오는 등 파장이 커 이 글을 방송한 유튜버에게 이 글은 가짜 글이니 방송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김 교수를 사칭한 가짜 글은 보수 유튜버 등을 통해 지금도 마치 사실인양 퍼지고 있다. 해당 방송 채널엔 ‘김 교수가 쓴 글이라 더 믿음이 간다’는 식의 댓글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 이사장은 “김 교수님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교수님 원고를 검토해주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그 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교수님은 결코 국민에게도 등급이 있다는 식의 비상적인 글을 쓰지 않는다. 누군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런 글을 쓴 것 같다”고 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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