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결국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다만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대표팀 ‘혹사 논란’과는 무관하게 계약 기간 종료에 따른 재계약 포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협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협회 회의실에서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고 "2월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과 계약은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력 향상위원회의 결정 사항은 23일로 예정된 협회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도쿄올림픽을 이끌 새 감독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하기로 했다. 협회는 "이사회를 통해 확정되면 후임 감독 공개모집 절차를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3월 16일까지 예비 엔트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전까지 새 사령탑을 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이 이끈 여자농구 대표팀은 이달 초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국과 경기에서 주전 3명을 40분 내내 뛰게 하고 나머지 2명도 35분 이상 출전시키는 등 극단적인 소수정예 농구로 '혹사 논란'이 일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대표팀 박지수는 귀국 뒤 감독에 대한 불만으로 비쳐질 수 있는 발언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불화설까지 불거졌다. 이날 소명을 위해 직접 참석한 이 감독은 "내가 해야 할 얘기를 했다. 여기서 그 얘기를 하면 선수들도 힘들다. 나 역시 힘들다"라고 말했다.
추일승 경기력 향상위원회 위원장은 "알아본 바 불화는 없었고, 선수 혹사 부분에 대해서도 단기전의 특성상 어느 지도자라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감독의 재계약 불발 사유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추 위원장은 그러나 ”다만 이문규 감독께서 팬이나 미디어, 연맹 등의 단체와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에서는 위원회에서 문제를 공감했다"며 "그런 점이 좋은 결과를 내고서도 안 좋은 분위기로 흐른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