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24ㆍ사진) 선수가 세계적인 프로게임단 운영업체 T1의 경영진이 된다. 게이머가 경영자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e스포츠 사상 처음이다.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는 18일 이 선수가 2022년까지 선수 생활을 한 뒤 경영진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T1은 올해 종료되는 선수 계약을 2022년까지 3년 연장했다.

이 선수는 은퇴 후 경영자로 남아 T1의 해외 사업과 프로게이머 양성 등을 지원하게 된다. 그는 회사 내 공식 직함 등을 따로 정하지 않고 선수명인 ‘페이커’로 계속 활동하게 된다. T1의 조 마쉬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커는 T1의 주춧돌”이라며 “은퇴 후에도 T1의 경영진으로서 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선수는 2013년 T1 게임단에 입단한 이래 전세계 1억명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 국내 리그 8회 우승 등 기록을 세우며 세계 1위에 올라 전세계 프로 게임팬들 사이에 전설적인 스타가 됐다. 알려진 연봉은 30억원이며 비공개 상금 등을 합치면 연간 5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유력매체 시나닷컴은 그를 봉준호 감독, BTS, 손흥민, 김연아 선수와 함께 ‘한국의 5대 국보’로 꼽았다.

이 선수는 은퇴 후 T1 지분도 일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계약 조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T1에서 2022년 이후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는 “은퇴 후에도 T1에서 계속 활동하게 돼 기쁘다”며 “훗날 T1의 주주이자 경영진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T1은 원래 SK텔레콤 소유의 게임단이었으나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대주주인 SK텔레콤과 미국 컴캐스트 결정에 따라 별도 회사가 됐다. SK텔레콤이 55%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T1은 SK텔레콤과 사전 논의를 통해 이번 발표 내용을 결정했다.

결정 배경에는 e스포츠를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도 작용했다. 중국은 성장세인 e스포츠 확대를 위해 이 선수의 영입을 추진해 왔다. 따라서 이 선수가 T1의 경영진이 되는 것은 더 이상 중국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선수가 경영진으로 T1 잔류를 표방한 만큼 그의 은퇴 이후 흔들릴 수 있는 팀 및 회사 운영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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