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종식단계 아냐, 지역사회 감염 최소화 전략 짤 것”
대통령 전용기, 19일 日 크루즈 탑승객 7명 태우고 귀국
대구에서 18일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오는 등 방역 감시망 밖 환자 발생이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선언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해 “종식 단계로 가고 있지 않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13일 예측을 뒤집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국면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을 감안한 데 따른 것으로 중국 등 위험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환자 검역에 치중해온 기존 방역시스템의 전환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본부장은 “최근 2월 중순경부터는 지역사회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각국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다”라며 “우한발로 시작된 유행 부분이 2차나 3차 감염자를 통해 또 다른 유행으로 진행되는 국면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사례정의(환자 판정 기준)를 확대해 감염 여부 검사를 더 많이 시행하게 되면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유사한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중대본은 일반 폐렴 환자가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19일 확대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낙관론을 거둬들였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신종 코로나가) 종식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다면 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확진환자를 위한 음압병상을 1,000여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서 확인된 31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61ㆍ여)는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여행 경험이 없고 다른 확진환자와 접촉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 16일 확진된 서울 종로구의 29, 30번 환자 부부와 마찬가지로 감염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중대본과 대구시는 31번 환자가 격리 전 지역 병원에 11일 동안 입원하고 종교행사에 참여했으며 호텔 뷔페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한국인 탑승객을 이송하기 위한 대통령 전용기(공군 3호기)가 이날 오후 2시50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크루즈에 타고 있는 한국인 6명(승무원 4명 포함)과 일본인 배우자 1명 등 7명이 탑승할 것으로 알려진 전용기는 19일 오전 8시 김포공항으로 돌아온다. 귀국한 승객들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 마련된 음압 격리실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지난 1,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던 중국인 부부 12번(49), 14번(40ㆍ여) 환자가 18일 퇴원해 전체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18일 오후 현재 31명) 중 퇴원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중대본은 5, 6번 확진환자도 증상이 호전돼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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