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러시아 세관 자료 인용 보도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12마리의 순종 말을 구입하는 데 수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사진을 잇달아 공개하는 등 ‘말 사랑’을 과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세관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10월 7만5,509달러(8,940만원)를 지불하고 러시아산 순종마 12마리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2015년 19만2,204달러(2억2,841만원)를 들여 61마리의 말을 구매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러시아로부터 말을 수입해 왔다. 말의 가격은 통상 1마리당 수천만원에서 10억원 이하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2010~2019년 러시아로부터 최소 138마리의 말을 58만4,302달러(6억9,438만원)에 구매했다.
북한이 지난해 수입한 순종마는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에서 길러진 ‘올로브’(orlov) 품종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것과 같은 종으로, 러시아의 대표적인 백마다.
북한에서 백마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 빨치산 시절에 백마를 타고 전장을 누볐다고 선전해 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백마에 오르는 모습을 자주 공개해왔다. 백마를 ‘명장들의 전투 수단’으로 보고 용맹함과 위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 10월 올로브 품종 백마를 타고 백두산과 삼지연군을 찾은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리설주 여사는 백마에 올랐지만, 간부들은 백마가 아닌 회색 털이 섞여 있는 말을 타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승마를 즐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평양시에 승마장인 미림승마구락부를 짓는 등 ‘승마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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