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단속 결과 발표
지난 1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재 중국 배송 물류업체 A사의 사무실. 노란색 마대 자루와 박스엔 10개 단위로 묶인 마스크 2만 장이 담겨 있었다. 제품의 성능을 인증하는 KF94 마크가 찍혀 있었지만, 포장지엔 사용기한과 제조번호 등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이 마스크들은 포장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약사법(제 65~66조)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는 사용기한과 제조번호, 성분 명칭 등을 포장에 적시해야 하고, 개별로 밀봉해 포장돼야 한다.이 업체에서 보관중인 2만 장의 마스크는 모두 불량이었다. 단속에 나선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들은 불량 마스크 2만 장을 모두 압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여파로 마스크와 손소독제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불량 제품 유통과 사재기가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불량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팔거나 매점매석을 벌인 업체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단속과 처벌이 강화돼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등이 금지된 지난 5일 이후 민생사법경찰단이 183개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시는 보건용 마스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체 B사를 매점매석 의심 행위로 보고 관할부서인 식품의약안전처에 통보했다. B사는 시가 1억 8,000만 원에 해당하는 8,100개의 마스크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량으로 산 뒤 판매하지 않고 보관 중이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불량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버젓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었다. 판매업자 C(여성ㆍ52세)씨는 2015년 6월에 구입한 손소독제 1,900개를 3년여 가 지난 최근에 되팔았다. 제조 시기를 2018년 8월20일로 속인 뒤 제품에 허위 스티커를 붙여 파는 식이었다. C씨는 제조일자를 속인 1,800개 손소독제를 유통업체에 1개당 2,500원씩 팔아 450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로 입건됐다. 마스크와 소독제 허위 및 과대광고 사례도 103건에 달했다.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없는 마스크를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허위 광고한 사례가 43건, 화장품과 식품첨가물 등을 손 소독제로 허위 광고한 사례가 60건이었다.
시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구매 시 의약외품 및 제조번호와 사용기한이 표기돼 있는지를 꼭 확인하고 구입하기를 당부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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