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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특허관리업체(NPE)로부터 터치 스크린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당했다. 특허권을 매집한 뒤 권한 침해 명목으로 글로벌 기업을 제소해 수익을 거두는 이른바 ‘특허 괴물’의 소송전에 국내 대표 기업들이 휘말린 형국이다.

18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네오드론(Neodron)이 지난 14일 삼성전자, LG전자, 아마존, 애플, 에이수스(ASUS),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소니 등 8개 기업의 12개 법인을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이들 기업이 만든 모바일 기기, 컴퓨터, 부품에 네오드론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해 보유하고 있는 정전용량식(Capactive) 터치 기술 관련 특허 4건이 무단 사용됐다는 것이다. 정전용량식 터치 기술은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손가락으로 접촉할 때 화면에 흐르는 전기량 변화를 감지하는 원리로 기기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지금의 터치 스크린 제품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미 ITC의 공지문에 따르면 네오드론은 제소 대상 기업들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조항은 특허권, 상표권,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를 불공정 무역행위로 규정하는 내용으로, ITC 조사 결과 위법 행위로 판명될 경우 해당 기업 상품의 미국 수입 및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특허 소송은 법원과 ITC에서 담당하는데, ITC는 법원에 비해 절차가 신속하고 수입 금지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소송을 제기하는 측이 선호한다.

네오드론은 2018년 12월 아일랜드 더블린에 설립된 NPE로, 지난해 5월에도 삼성전자, 아마존, 델, 휼렛패커드(HP), 레노버, MS, 모토로라 등 7개 기업(11개 법인)을 상대로 ITC와 미 텍사스주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ITC는 소장을 접수한 뒤 한 달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실제 조사에 착수할 경우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 달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터치 스크린 기술이 워낙 보편화됐고 개별 회사들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거란 점에서 네오드론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특허 괴물들의 무차별적 소송전은 세계 각지에 시장을 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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