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개학을 3주 앞둔 내주부터 대거 입국할 것으로 알려져 대학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18일 인천시와 대학들에 따르면 겨울방학을 맞아 중국에 머물러온 인천지역 15개 대학 재학생 1,075명이 개학이 다가오면서 속속 입국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인 유학생이나, 한국 학생 일부도 포함돼 있다. 전날까지 290명이 입국했으며 774명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나머지 11명은 입국하지 않고 본국에 머물겠다고 각 대학에 알린 중국인 유학생이다.
인천시는 이달 12일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학생들을 공항에서 콜밴으로 기숙사까지 옮기는 수송 지원을 하고 있다. 주1회 소독을 하는 등 대학가 일대 방역도 강화했다. 문제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학생들을 수용할 곳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인천 한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A씨는 “부모님들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머무는 걸 선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218명이 다니는 인천대는 한국에 머물러온 37명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들어온 유학생들을 모두 기숙사에 수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69명이 기숙사에서 도시락을 먹고 매일 체온을 재는 등 격리생활을 했다. 본국에 머물기로 한 11명을 제외하고 입국이 예정된 101명도 기숙사에서 격리 생활을 할 예정이다.
장정아 인천대 재해대책본부 총괄 통제관(중어중국학과 교수)은 “중국인 유학생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교직원들과 휴대폰 문자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라며 “비어 있는 기숙사가 있었고 공기소독기 등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이 같은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인 유학생이 800여명에 이르는 인하대는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이 100여명에 불과하다. 현재 180여명 정도가 입국해 기숙사나 자가에 격리돼 있는데, 도시락 제공, 이동 제한 등이 가능한 기숙사와 달리 자가 경우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도 자취방 등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 이동 제한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앞서 시인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앞으로 620여명이 입국 예정인데, 이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이나 연수시설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자가 격리된 학생들에게는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중국에서 들어온 내외국인 학생과 교직원에게 입국 후 14일간 자율적 격리를 권고하다가 뒤늦게 1학기 휴학을 권고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인천대와 인하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학부와 대학원 개강을 같은 달 16일로 2주간 연기했다. 또 이달 말로 예정된 졸업식과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도 취소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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