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결정한 지난해 8월 26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의 모습. 이후 10월 11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코오롱티슈진에 1년의 유예기간을 준 뒤 상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뉴스1

핵심 성분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5월 국내 허가가 취소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 재개 여부가 다음달 결정된다. 개발사인 코오롱으로선 ‘기사회생’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미국 임상시험이 다시 진행되더라도 이미 땅에 떨어진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18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 관련 보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자료를 접수한 FDA는 절차상 내달 말까지 코오롱티슈진 측에 임상시험 재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게 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제조를, 코오롱티슈진은 판매를 맡았다.

FDA는 미국 현지에서 진행됐던 임상시험 3상을 지난해 5월 중단했다. 국내에서 인보사 완제품 속 핵심 성분인 연골세포가 제조 과정에서 빠졌어야 할 신장세포(293세포)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직후다. 코오롱티슈진은 같은 해 8월 보완 자료를 제출하면서 임상시험 재개를 요청했지만 FDA는 허가 사항과 다르게 바뀐 세포에 대한 추가실험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FDA가 인보사의 안전성을 더 신중하게 판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됐다.

코오롱 측은 추가실험 자료를 이달 말 코오롱티슈진을 통해 FDA에 제출할 예정이고, 추가 실험으로도 약의 효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단됐던 미국 임상이 만약 재개된다면 현지 허가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국내 판매 길이 막힌 인보사는 미국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를 받아 현지 판매를 하는 게 현재로선 유일한 자구책이다.

국내 허가가 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제약업계에선 FDA가 관련 기술과 연구 데이터 축적 등을 위해 임상은 재개해줄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인보사가 세계 6번째로 상용화한 유전자치료제인 만큼, 임상 데이터 확보가 향후 자국의 업계와 학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만 안전성을 다각도로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 측에 임상시험과 별도로 추가 자료를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FDA가 임상시험 재개와 자료 보완 요구의 ‘투 트랙’ 전략으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오롱은 미국 임상 재개 여부가 이달 말까지 결정되지 않으면 다국적제약사 먼디파마에서 받은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금 15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코오롱 측은 “FDA의 결정이 내달로 예정돼 있는 만큼 먼디파마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은 지난 2018년 먼디파마와 인보사 수출 계약을 맺고 계약금의 절반(150억원)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임상이 재개될 경우 코오롱이 식약처에 허가 취소 재검토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임상은 국내 허가와 별개”라며 “향후 코오롱이 추가 자료를 제출한다면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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